유비소프트 사상 최대 적자…2조3000억 순손실에 내년도 경고등
유비소프트가 2025-26 회계연도에 순손실 약 14억 7,500만 유로(약 2조 3,000억 원)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신작 공백과 구조조정 비용 여파로 매출이 급감했으며, 내년에도 적자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유비소프트가 창사 이래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5월 20일 공개한 2025-26 회계연도(2026년 3월 마감) 실적에 따르면, 모회사 귀속 순손실은 14억 7,520만 유로(약 2조 3,000억 원)에 달했다. 영업손실 또한 13억 유로를 기록하며 전년(1억 9,650만 유로) 대비 6.7배 급증했다. 매출은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으며, 다음 회계연도에도 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주요 지표 일제히 하락…매출·손익 동반 부진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실적 악화 흐름이 뚜렷하다. 핵심 지표인 순예약판매(net bookings)는 15억 2,510만 유로로 전년 대비 17.4% 감소했다. 국제회계기준(IFRS) 매출은 13억 9,570만 유로로 21.8% 급감했다. 외형을 구성하는 양대 지표가 모두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하며, 회사 전체 매출 규모가 1년 만에 20% 가까이 축소됐다.
수익성 악화는 한층 더 심각하다. IFRS 기준 영업손실은 13억 2,230만 유로로 전년 대비 7배 가까이 폭증했다. 모회사 귀속 순손실은 14억 7,520만 유로, 연결 기준 순손실은 15억 1,650만 유로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비(非)IFRS 기준으로 산출해도 12억 4,030만 유로의 적자가 남는다. 어떤 회계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이번 적자는 유비소프트 사상 최대 적자다.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로이터는 이번 실적을 두고 '역대급 타격'(record hit)이라고 보도했으며, 실적 발표 직후 유비소프트 주가는 급락세를 보였다. 한때 유럽 게임 업계를 대표하던 간판 기업이 불과 1년 만에 극심한 경영 위기에 봉착한 모습이다.
실적 부진의 배경…대형 신작 공백과 구조조정 비용
경영 지표가 이처럼 악화한 원인은 명확하다. 무엇보다 포트폴리오를 견인할 주력 신작의 공백이 컸다. 2025년 3월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 출시 이후 연간 실적을 뒷받침할 대형 후속작이 부재했고, 신작 라인업이 축소되면서 매출 성장이 한계에 부딪혔다.
여기에 구조조정 비용이 대거 반영되며 손실을 키웠다. 유비소프트는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 7건을 취소하고 6건을 연기했으며, 직원 약 1,500명을 감원했다. 연간 1억 유로 규모의 비용 절감을 추진했으나, 체질 개선 효과보다 일회성 정리 비용이 장부에 먼저 반영됐다. 이는 흥행작을 내고도 인력을 감축한 EA의 배틀필드 스튜디오 해고처럼 업계 전반의 군살 빼기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조직 개편을 위한 전환 비용도 부담을 더했다. 유비소프트는 주요 IP를 독립 스튜디오 체제로 전환하는 '크리에이티브 하우스' 모델로 조직을 재편 중이며, 이에 따른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 기존 발매작 위주의 백 카탈로그 매출이 완만하게 유지되었으나, 신작 부재와 구조조정 비용의 타격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텐센트·뱅티지 자금 수혈에도 내년도 적자 지속 전망
재무적 탈출구는 텐센트 뱅티지 거래에서 마련됐다. 유비소프트는 2025년 11월 어쌔신 크리드, 파 크라이, 레인보우 식스 등 핵심 IP를 자회사 뱅티지 스튜디오(Vantage Studios)로 양도하고, 텐센트로부터 11억 6,000만 유로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텐센트는 기업가치 38억 유로로 산정된 이 자회사의 지분 25%를 확보했다.
확보한 현금은 당시 11억 5,000만 유로 규모였던 순부채를 상환하는 데 전액 투입됐다. 재무 구조 개선에는 기여했으나, 본업의 적자 구조를 직접 해결하지는 못했다. 차입금 부담은 낮췄지만 게임 개발 및 판매를 통한 자체 수익 창출력이 회복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회사 경영진 역시 낙관론을 경계하고 나섰다. 유비소프트는 2026-27 회계연도 순예약판매가 추가로 8~9% 감소하고, 영업손실률은 한 자릿수 후반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잉여현금흐름 또한 최대 5억 유로 규모의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흑자 전환 목표 시점은 2027-28 회계연도로 제시됐다. 텐센트 뱅티지 자금 수혈로 유동성 위기는 면했으나, 비어 있는 파이프라인을 복구하고 시장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근본적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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