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 인챈트, 양대 마켓 1위 출발…초반 화력 뒤 진짜 시험대는
넷마블의 신작 '솔: 인챈트'가 출시 22시간 만에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초반 흥행 화력은 증명했으나, 장기 안착의 관건은 프로모션 효과가 사라지는 출시 2~4주 차의 순위 방어가 될 전망이다.
넷마블의 신작 MMORPG '솔: 인챈트'가 출시 22시간 만에 국내 양대 마켓 매출 1위에 올랐다. 지난 18일 정오 서비스를 시작해 애플 앱스토어에서 8시간 만에 정상에 올랐고, 이튿날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까지 차지했다. 리니지M 핵심 개발진이 설립한 신생 개발사 알트나인의 첫 개발작으로, 넷마블이 퍼블리싱을 맡았다.
초기 지표만 보면 오랜만에 거둔 확실한 흥행이다. 다만 출시 첫날 순위에는 게임의 본래 경쟁력과 마케팅 화력이 뒤섞여 있어 장기 안착을 단정하기는 이르다. 침체기에 접어든 이른바 '리니지라이크'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는 프로모션 효과가 걷힌 뒤에야 판가름 날 전망이다.
구글 집계까지 22시간, 이례적으로 빠른 매출 1위
초반 흥행 화력만큼은 이견이 없다. '솔: 인챈트'는 18일 정오 출시 뒤 약 8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22시간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에 올랐다. 구글 매출 순위는 집계 시차가 있어 신작이 정상을 찍기까지 보통 며칠이 걸린다. 실제로 애플 매출 정상에 오른 출시 당일까지도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에는 집계 지연으로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이튿날 곧바로 1위로 직행했다. 하루도 채 안 돼 구글까지 점령했다는 것은 초기 결제 규모가 그만큼 압도적이었음을 방증한다.
비교 대상은 멀리 갈 것도 없다. 넷마블이 지난해 MMORPG 3연속 흥행을 이끈 '뱀피르'도 애플은 같은 8시간이었지만 구글 1위까지는 9일이 걸렸고, 'RF 온라인 넥스트'는 양대 마켓 석권에 6일이 필요했다. 자사 흥행작들과 견줘도 '솔: 인챈트'의 구글 22시간은 한참 앞선 기록이다.
사전 수요부터 남달랐다. 출시 전 캐릭터명 선점 이벤트는 1차가 15분 만에 마감돼 서버를 증설하며 3차까지 이어졌고, 출시 당일에는 이용자가 몰리자 8시간 만에 5개 서버 규모의 신규 월드 '레지나'를 긴급 개설했다. 초반 트래픽과 결제가 동시에 터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양대 마켓 매출 1위 뒤에 숨겨진 변수들
하지만 이 성과를 순수한 게임성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초반 지표를 견인한 적극적인 프로모션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넷마블은 보스 몬스터의 아이템 드롭률을 3배로 높였고, 서버 최초 50레벨 달성자에게 영웅 등급 장비 '발타로스의 반지'를 내걸었다. 통신사 제휴 할인을 통해 초기 결제 장벽을 대폭 낮춘 것도 한몫했다.
더 근본적인 변수는 게임 내부 설계에 있다. 핵심 콘텐츠인 '신권' 시스템은 게임 재화 '나인'을 가장 많이 소모한 유저를 서버의 '신'으로 선출한다. 권력을 쥐기 위해 출시 직후부터 치열한 과금 경쟁을 유도하는 구조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먼저 1위를 기록한 것 역시 과금 성향이 강한 유저층의 초기 결제가 쏠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엇갈리는 증권가 전망과 커뮤니티의 냉소
시장과 유저의 평가가 극명히 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증권가 분석부터 온도 차가 뚜렷하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신작이 넷마블 실적 반등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솔: 인챈트'의 흥행 지속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이지은 KB증권 연구원은 초반 흥행은 긍정적이나 하향 안정화 속도가 빠를 수 있고, 타사 지식재산권(IP) 사용에 따른 수수료와 마케팅비 부담 탓에 실질적인 이익 기여도는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뉴스핌 보도). 앞선 1분기 신작들이 초반 흥행 이후 빠르게 순위가 밀려난 사례가 이 같은 신중론의 근거다.
유저 커뮤니티에서도 기대와 냉소가 교차하고 있다. 게임 내 아이템 거래를 통한 이른바 '쌀먹'에 기대를 거는 이용자가 있는 반면, 유저를 '고객'이라 부르는 게임사 측의 화법을 두고 과도한 과금 유도에 불과하다는 냉소적인 반응도 나온다. 여기에 기존 모바일 MMORPG의 틀을 답습했다는 지적과 '신권' 시스템을 악용한 어뷰징 우려도 적지 않다.
리니지라이크 시장의 활력소 될까…진짜 시험대는 2~4주 차
결국 출시 초기 성적표보다 중요한 것은 향후 한 달간의 성과다. 리니지라이크 시장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을지도 이 시기에 결정된다. 편의 기능은 일부 보완했으나 전투와 성장, 비즈니스 모델(BM)의 뼈대는 기존 리니지라이크 문법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다. 혁신보다는 익숙한 틀에 포장지만 바꾼 셈이다.
앞으로 지켜볼 지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아이템 드롭률 3배 등 출시 기념 이벤트가 종료된 후에도 양대 마켓 매출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지다. 둘째는 '신권' 시스템이 유발하는 권력 독점과 어뷰징 논란을 제어할 수 있느냐이고, 마지막은 거래소 내 재화 가치의 안정이다. '갓아머'와 '나인' 시세가 무너지면 무과금 이용자 유입이라는 명분도 퇴색될 수밖에 없다.
동일한 리니지라이크 장르에서 리니지 클래식이 출시 초기의 열기를 오래 지키지 못한 사례는 이 게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초반 흥행 화력은 확실하게 입증했다. 다만 장기 흥행 여부는 검증이 필요하며, 다음 주 중반부터 나타날 순위 변화가 그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