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만 vs 머스크, OpenAI 법정이 진흙탕 폭로전으로
오클랜드 연방법원의 머스크 vs 알트만·OpenAI 재판이 5월 14일 최종변론을 앞두고 있다. 거버넌스 다툼이 머스크의 'Scam Altman' SNS 인신공격, Sutskever의 '거짓말 패턴' 메모, 마이크로소프트 내부 이메일 폭로까지 더해진 진흙탕 폭로전으로 번졌다.
OpenAI를 둘러싼 4년간의 법정 다툼이 마지막 라운드에 들어섰다.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 오클랜드 분원에서 진행 중인 머스크 대 알트만·OpenAI 재판이 5월 13일 증언을 마무리하고, 14일(현지시간) 최종변론에 들어간다.
표면적으로는 'OpenAI가 비영리 사명을 배신했는지'를 다투는 거버넌스 재판이다. 그러나 법정 안팎에서 오간 공방은 더 적나라하다. 머스크가 X에 올린 'Scam Altman' 식의 인신공격에 판사가 SNS 게시 자제를 경고했고, 머스크 측 변호인은 알트만을 '거짓말 패턴(pattern of lying)'으로 몰아붙였다.
양측 모두 이메일·문자·내부 메모를 무더기로 끌어냈다. 전직 OpenAI 핵심 인사들의 비판 발언, 마이크로소프트 임원들의 내부 우려, 머스크가 그렉 브록맨에게 보낸 위협성 문자까지. 법적 쟁점이 빠진 자리에 폭로전이 자리를 잡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OpenAI에 부어 넣은 950억 달러대 투자 구조와 알트만의 CEO 자리가 모두 이 재판 한 줄에 걸려 있다. 자선 부문에 자금을 환원하라는 명령이 일부라도 떨어지면 영리 자회사 중심으로 짠 자금 흐름 자체가 다시 설계돼야 한다.
증인석의 알트만 — '나는 정직한 비즈니스맨'
5월 12일 알트만이 직접 증언대에 섰다. 머스크 측 변호인의 질문이 한참 동안 이어졌고, Le Monde는 알트만이 '연속된 질문에 흔들렸다'고 묘사했다.
머스크 측이 정조준한 것은 알트만의 신뢰성 자체였다. 헬렌 토너(Helen Toner)의 정직성·솔직함 우려, 일리야 수츠케버(Ilya Sutskever)의 2023년 메모 속 '지속적인 거짓말 패턴(consistent pattern of lying)', 미라 무라티(Mira Murati)의 '알트만이 혼란을 만들었다'는 진술까지. 머스크 변호인은 전직 OpenAI 핵심 인사들의 발언을 줄줄이 끌어냈다.
알트만은 정면으로 받아쳤다. AP에 따르면 알트만은 '나는 정직하고 신뢰할 수 있는 비즈니스맨이라고 믿는다(I believe I am an honest and trustworthy businessperson)'고 답했다. Ars Technica는 알트만이 '지속적 거짓말쟁이(prolific liar)' 프레임에 직접 반박해야 했던 순간을 그날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알트만의 답변은 일관됐지만 일관됐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했다. 머스크 측은 모순 자체보다 '알트만 주변 인물들이 줄줄이 같은 말을 하고 있다'는 인상 자체를 노렸다.
머스크의 X 인신공격과 브록맨 위협 문자
법정 밖에서 머스크는 X에 알트만을 겨냥한 게시물을 반복적으로 올렸다. Guardian에 따르면 그중에는 알트만을 'Scam Altman(사기꾼 알트만)'이라고 부르는 표현도 있었고, 알트만과 브록맨이 '자선을 훔쳤다(stole a charity)'고 직접 비난하는 글도 있었다. 판사는 양측에 재판 관련 SNS 게시를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Forbes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재판 직전 그렉 브록맨에게 문자를 보내 합의를 종용했다. 합의하지 않으면 알트만과 브록맨이 '미국에서 가장 미움받는 두 남자(the most hated men in America)'가 될 것이라고 적었다. 같은 시점에 머스크는 사기 청구를 자진 철회하며 법정에 들고 갈 카드를 좁혔다.
합의 시도와 공개 인신공격이 같은 시점에 겹쳤다는 사실 자체가 머스크 전략의 양면성을 보여준다. 법적으로는 청구를 다듬어 승소 확률을 끌어올리고, 여론에서는 인신공격으로 OpenAI를 압박하는 식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내부 이메일까지 무더기 공개
재판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내부 이메일까지 끌어냈다. Windows Central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임원들이 OpenAI가 아마존웹서비스로 옮겨갈 가능성을 걱정하고, OpenAI가 Azure를 비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주고받은 이메일이 법정 증거로 공개됐다.
OpenAI가 막대한 컴퓨팅 자원에 값할 만한 투자처인지 마이크로소프트 내부에서도 의문이 오갔다. 950억 달러대 투자 구조 뒤에 있던 임원들의 진짜 속내가 법정 증거로 노출된 셈이다.
사기 청구는 4월 25일 자진 철회됐다. Bloomberg에 따르면 머스크는 재판 직전 사기 청구를 빼며 26건의 청구를 단 2건으로 좁혔다. 사기는 '의도'를 증명해야 하는데, OpenAI는 2019년 영리 자회사 설립을 공개적으로 진행했다고 맞설 수 있어 입증 부담이 컸다.
남은 두 청구는 비영리 의무 위반 쪽으로 좁혀졌다. '계약 위반'과 '신의성실 의무 위반'은 사기보다 입증 문턱이 낮다. 청구는 줄였지만 폭로전의 양은 오히려 늘었다는 게 이번 재판의 특징이다.
자문 배심·5월 18일 평의 시계
눈여겨봐야 할 점 하나. 이번 재판의 배심은 '자문(advisory) 배심'으로 비구속적이다. 최종 법적 결정과 구제 수단·손해배상 결정권은 모두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Yvonne Gonzalez Rogers) 판사에게 있다.
SFGate는 5월 13일 책임 판단(liability) 단계의 증언이 종결됐고, 최종변론 이후 평의가 5월 18일에 시작될 것으로 보도했다. Axios는 최종변론 자체는 14일 목요일에 잡혀 있다고 전했다.
자문 배심제는 지배구조 사건에서 자주 쓰인다. 배심의 직관을 참고하되, 복잡한 신탁·계약 의무 해석은 판사가 직접 책임지는 구조다. 폭로전이 만든 인상이 자문 배심의 평결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최종 판결은 결국 판사 한 사람의 법리적 판단에 달려 있다.
로저스 판사는 에픽게임즈 대 애플(Epic v. Apple) 사건을 맡았던 인물이고, 거대 기술기업 지배구조 분야에 대한 법리적 감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판사 앞에서는 인신공격의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누가 이기든 OpenAI 거버넌스는 이전으로 못 돌아간다
이 재판은 두 거물의 사적 분쟁으로 보이기 쉽지만, AI 기업이 비영리로 시작해 영리로 전환할 때 어디까지가 허용되는지를 미국 연방법원이 처음으로 본격 다루는 사례다. 판결이 어떤 형태로 나오든 향후 AI 거버넌스 표준에 인용될 가능성이 크다.
OpenAI가 이기면 영리 전환 모델은 '검증된 길'이 된다. Anthropic, xAI, 그리고 IPO를 앞둔 다른 AI 스타트업까지 동일한 구조를 더 자신 있게 가져갈 수 있다. 반대로 머스크가 일부라도 이기면 950억 달러대 마이크로소프트 투자 구조와 OpenAI의 향후 IPO 로드맵 모두 재설계 압력에 들어간다.
증언이 끝났고, 최종변론이 남았고, 5월 18일 평의가 시작된다. 재판 안팎에서 오간 폭로전이 어디까지 판결문에 반영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판결문이 나오는 순간 누가 이기든 OpenAI의 거버넌스는 이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다.
- Associated Press - In a trial pitting him against Elon Musk, nobody has more to lose than OpenAI CEO Sam Altman
- Ars Technica - Altman forced to confront claims at OpenAI trial that he's a prolific liar
- The Guardian - Musk v OpenAI: Sam Altman testifies in trial over for-profit conversion
- Forbes - Musk Suggested Settling With OpenAI Just Before Trial, Then Went On Attack
- Windows Central - Microsoft feared OpenAI might jump to Amazon and badmouth Azure
- Bloomberg - Musk Drops Fraud Claims Against OpenAI, Altman Ahead of Trial
- SFGate - Oakland: Testimony closes in liability phase of Musk-OpenAI tr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