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지직 숲 그리드란? 트위치 철수 후 스트리밍의 생존법
치지직과 숲(SOOP)이 사용하는 '그리드'는 시청자의 PC 리소스를 빌려 영상을 전송하는 P2P 기술이다. 트위치가 한국 망 사용료 때문에 철수한 상황에서, 국내 플랫폼들의 생존 전략이자 논란의 대상이기도 하다.
치지직, 숲(SOOP)에서 고화질 방송을 보려면 '그리드'를 설치해야 한다. 그리드란 무엇이고, 왜 필요한 걸까? 트위치가 한국을 떠난 이유와 함께 알아본다.
1. 그리드란 무엇인가
그리드(Grid)는 P2P(Peer-to-Peer) 기반의 분산 전송 기술이다. 일반적인 스트리밍은 서버에서 시청자에게 직접 영상을 보내지만, 그리드는 시청자들끼리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예를 들어, A가 보고 있는 방송 데이터를 B에게 전달하고, B는 다시 C에게 전달하는 식이다. 서버 부담이 줄어들고, 망 사용료도 절감된다. 치지직은 2024년 5월부터, 숲(구 아프리카TV)은 그보다 훨씬 전부터 그리드를 사용해왔다.
2. 왜 그리드를 쓰나: 망 사용료 문제
한국은 망 사용료가 유독 비싼 나라다. 콘텐츠 사업자(CP)가 통신사에 네트워크 이용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구조인데, 영상 스트리밍처럼 트래픽이 큰 서비스는 비용 부담이 막대하다.
고화질 스트리밍이 늘면서 데이터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1080p, 4K 방송이 보편화되면서 서버 비용과 망 사용료가 동시에 폭등했다. 그리드는 이 비용을 시청자에게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은 것이다.
3. 트위치는 왜 한국을 떠났나
2024년 2월 27일, 트위치가 한국 서비스를 종료했다. 공식 발표된 이유는 '망 사용료'였다. 트위치는 한국의 네트워크 수수료가 다른 나라 대비 최대 10배 높다고 밝혔다.
트위치는 그리드를 도입하지 않았다.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한국에만 별도 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결국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철수를 선택했다. 국내 플랫폼들이 그리드로 버티는 동안, 글로벌 플랫폼은 한국 시장을 포기한 셈이다.
4. 그리드의 본질: 유저 리소스 사용
그리드의 핵심은 시청자의 PC 자원을 빌려 쓴다는 점이다. 내 컴퓨터의 네트워크 대역폭, CPU, 메모리 일부가 다른 시청자에게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사용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내 인터넷 속도와 컴퓨터 성능 일부를 플랫폼에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지만, 본질적으로 유저 리소스를 활용하는 구조임은 분명하다. 일부 사용자들이 그리드 우회 방법을 찾는 이유다. 방송을 끄면 자동 종료되는 경우가 많지만, 찝찝하다면 트레이 아이콘에서 직접 종료됐는지 확인해보자.
5. 토렌트와 비슷한 구조
그리드의 작동 방식은 토렌트와 유사하다. 토렌트도 파일을 다운로드하면서 동시에 업로드하는 P2P 구조다. 내가 받은 데이터 조각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는 방식으로 서버 없이도 대용량 파일을 배포할 수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토렌트는 파일 전체를 나눠 받지만, 스트리밍 그리드는 실시간 영상 데이터를 조각내어 전송한다는 점이다. 기술적 원리는 같지만 적용 대상이 다를 뿐이다.
마치며
트위치가 떠난 자리에서 치지직과 숲이 살아남은 건 그리드 덕분이기도 하다. 망 사용료라는 한국 특유의 규제 환경에서 플랫폼이 찾은 현실적인 해법이다.
다만 사용자에게 충분한 설명 없이 리소스를 사용한다면 논란이 될 수 있다. 그리드가 무엇인지, 얼마나 사용하는지, 거부할 수 있는지 명확히 안내하는 투명성이 필요하다. 플랫폼과 사용자 모두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발전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