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다의 전설, 40년 하이랄의 역사
1986년 패미컴에서 시작된 젤다의 전설은 40년 가까이 게임 역사의 한 축을 담당해온 닌텐도의 대표 프랜차이즈다. 2D에서 3D로, 오픈월드까지 매번 혁신을 이끌어온 하이랄의 전설을 돌아본다.
1986년 패미컴 디스크 시스템과 함께 세상에 등장한 젤다의 전설은 40년 가까이 게임 역사의 한 축을 담당해온 닌텐도의 대표 프랜차이즈다. 녹색 옷을 입은 용사 링크, 지혜의 공주 젤다, 그리고 마왕 가논이 펼치는 트라이포스를 둘러싼 서사는 세대를 거듭하며 진화해왔다.
2D 탑뷰에서 시작해 3D 액션 어드벤처의 문을 열었고, 오픈월드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기도 했다. 시간의 오카리나 이후 3갈래로 분기된 타임라인은 팬들 사이에서 끊임없는 논쟁과 분석의 대상이 되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하이랄의 전설은 계속되고 있다.
| 연도 | 작품 | 플랫폼 | 키워드 |
|---|---|---|---|
| 1986 | 젤다의 전설 | 패미컴 | 시리즈의 시작 |
| 1991 | 신들의 트라이포스 | 슈퍼 패미컴 | 2D의 완성 |
| 1998 | 시간의 오카리나 | 닌텐도 64 | 3D 혁명, 타임라인 분기 |
| 2000 | 무쥬라의 가면 | 닌텐도 64 | 3일 루프, 컬트 명작 |
| 2006 | 황혼의 공주 | Wii/GC | 어둡고 성숙한 분위기 |
| 2011 | 스카이워드 소드 | Wii | 타임라인 최초의 이야기 |
| 2017 | 야생의 숨결 | 스위치 | 오픈월드 혁신 |
| 2023 | 왕국의 눈물 | 스위치 | 창의적 빌드 시스템 |
| 2024 | 지혜의 투영 | 스위치 | 젤다가 주인공 |
| 2025 | Age of Imprisonment | 스위치2 | 봉인 전쟁 스토리 |
1. 미야모토 시게루와 젤다의 탄생
젤다의 전설은 슈퍼 마리오를 만든 미야모토 시게루의 또 다른 걸작이다. 미야모토는 어린 시절 교토 근처의 산과 동굴을 탐험하며 느꼈던 모험심을 게임으로 구현하고 싶었다. 그 결과물이 바로 1986년 2월 21일, 패미컴 디스크 시스템과 함께 출시된 첫 번째 젤다의 전설이다.
당시 대부분의 게임이 일직선 진행을 고수할 때, 젤다는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필드를 돌아다니며 던전을 공략하는 비선형 구조를 도입했다. 배터리 백업을 통한 세이브 기능도 혁신적이었다. 이 게임은 전 세계적으로 약 650만 장 이상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닌텐도의 새로운 간판 시리즈로 자리 잡았다.
1987년에는 속편 링크의 모험이 출시됐다. 횡스크롤 액션 RPG로 장르가 바뀌면서 호불호가 갈렸지만, 시리즈의 실험 정신을 보여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2. 2D 황금기 - 신들의 트라이포스
1991년, 슈퍼 패미컴으로 발매된 신들의 트라이포스(A Link to the Past)는 시리즈의 정체성을 완성한 작품이다. 빛의 세계와 어둠의 세계를 오가는 이중 구조, 마스터 소드의 등장, 그리고 트라이포스 설정의 정립까지 이후 시리즈의 기반이 되는 요소들이 모두 이 작품에서 탄생했다.
16비트 그래픽과 코지 콘도의 음악이 만들어낸 분위기는 지금 봐도 감탄스럽다. 전 세계 약 460만 장(4.6M) 규모로 집계되며 SNES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1993년에는 게임보이용 꿈꾸는 섬이 출시됐다. 하이랄이 아닌 코호린트 섬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젤다가 등장하지 않는 최초의 본편이었다. 몽환적인 분위기와 충격적인 결말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2019년 닌텐도 스위치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3. 3D 혁명 - 시간의 오카리나
1998년 닌텐도 64로 출시된 시간의 오카리나는 게임 역사상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젤다 시리즈 최초의 3D 게임이자, 3D 액션 어드벤처 장르의 문법을 정립한 혁명적인 작품이다.
Z타겟팅 시스템은 3D 공간에서의 전투와 조준 문제를 우아하게 해결했다. 이 시스템은 이후 수많은 3D 액션 게임의 표준이 됐다. 오카리나를 활용한 음악 연주 시스템, 어린 링크와 어른 링크를 오가는 시간 여행 구조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메타크리틱 99점으로 역대 최고 평점 타이 기록을 세웠으며, 전 세계 약 760만 장(7.6M) 이상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대 최고의 게임" 논의에서 자주 언급되는 레전드급 타이틀이다.
2000년에는 무쥬라의 가면이 출시됐다. 3일 후 달이 떨어져 세계가 멸망하는 암울한 설정, 가면을 통한 변신 시스템 등 실험적인 요소가 가득한 작품이다. 시간의 오카리나의 엔진을 재활용해 빠르게 개발됐지만, 독특한 분위기로 컬트적인 인기를 얻었다.
4. 타임라인의 분기
젤다 시리즈는 각 작품이 독립적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세계관 안에서 연결되어 있다. 문제는 그 연결 방식이 매우 복잡하다는 것이다.
2011년 닌텐도가 발간한 공식 설정집 하이랄 히스토리아에서 드디어 공식 타임라인이 공개됐다. 핵심은 시간의 오카리나를 기점으로 역사가 세 갈래로 분기된다는 것이다.
몰락 루트는 시간의 오카리나에서 링크가 가논에게 패배한 세계선이다. 신들의 트라이포스, 꿈꾸는 섬, 젤다의 전설(초대), 링크의 모험 등이 이 루트에 속한다.
어른 루트는 링크가 가논을 물리친 뒤, 젤다가 링크를 과거로 돌려보낸 후의 세계다. 어른 링크가 사라진 이 세계에서는 훗날 가논이 부활했을 때 용사가 없어 대홍수가 일어난다. 바람의 택트, 몽환의 모래시계, 대지의 기적이 이 루트다.
아이 루트는 과거로 돌아간 어린 링크가 사는 세계선이다. 링크는 무쥬라의 가면에서 새로운 모험을 떠나고, 후대에 황혼의 공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타임라인은 공개 이후에도 계속 논쟁거리다. 특히 야생의 숨결과 왕국의 눈물이 어느 루트에 속하는지는 아직도 명확하지 않다.
5. 황혼의 공주와 스카이워드 소드
2002년 게임큐브로 출시된 바람의 택트는 셀셰이딩 그래픽으로 큰 화제가 됐다. 공개 당시에는 "애들 게임 같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지금은 독특한 아트 스타일로 재평가받는 작품이다. 대해원을 배 타고 돌아다니는 항해 시스템이 특징이다.
2006년에는 황혼의 공주가 게임큐브와 Wii로 동시 출시됐다. 시간의 오카리나의 정신적 후속작으로, 어둡고 성숙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링크가 늑대로 변신하는 시스템, 미드나라는 매력적인 파트너 캐릭터가 등장한다. 팬들 사이에서 "3D 젤다의 정점" 중 하나로 꼽힌다.
2011년 Wii로 출시된 스카이워드 소드는 타임라인상 가장 첫 번째 이야기를 다룬다. 마스터 소드의 탄생, 젤다와 링크의 첫 만남, 그리고 시리즈 최초의 명확한 로맨스 요소가 담겼다. Wii 모션 플러스를 활용한 1:1 검술 조작이 특징이지만,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6. 오픈월드의 혁신 - 야생의 숨결과 왕국의 눈물
2017년 닌텐도 스위치와 함께 출시된 야생의 숨결은 젤다 시리즈뿐 아니라 오픈월드 장르 전체에 혁명을 일으켰다. "보이는 곳은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콘셉트를 극한까지 밀어붙인 작품이다.
전통적인 젤다 문법을 과감히 버렸다. 정해진 던전 순서도, 특정 아이템이 없으면 못 가는 구역도 없다. 튜토리얼이 끝나자마자 최종 보스에게 갈 수도 있다. 물리 엔진과 화학 엔진을 활용한 창의적인 문제 해결이 핵심이다.
메타크리틱 97점을 기록하며, 전 세계 약 3,100만 장 이상 판매된 것으로 집계된다. 게임 오브 더 이어를 휩쓸며 "오픈월드의 새로운 기준"으로 평가받았다.
2023년에는 후속작 왕국의 눈물이 출시됐다. 하이랄 상공에 떠 있는 하늘섬들, 지하 세계까지 맵이 세 배로 확장됐다. 울트라핸드, 스크래빌드 등 새로운 능력을 통해 플레이어의 창의성을 더욱 자극한다. 마왕 가논돌프가 드디어 본격적으로 등장하며, 시리즈 역대 가장 장대한 스케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7. 2D의 귀환 - 지혜의 투영
2024년 9월 26일, 젤다의 전설 지혜의 투영(Echoes of Wisdom)이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됐다. 시리즈 역사상 처음으로 젤다 공주가 주인공인 본편이다.
꿈꾸는 섬 리메이크와 같은 탑뷰 2D 스타일로 돌아왔지만, 게임플레이는 완전히 새롭다. 젤다는 검을 휘두르는 대신 "투영" 능력을 사용한다. 한번 본 사물이나 몬스터를 복사해서 소환하는 시스템이다. 적의 공격을 막을 침대를 소환하거나, 몬스터를 불러내 대신 싸우게 할 수 있다.
링크가 아닌 젤다를 조작한다는 것 자체가 팬들에게 신선한 경험이었다. "젤다가 직접 하이랄을 구한다"는 설정은 시리즈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8. 외전 시리즈 - 하이랄 워리어스
젤다 시리즈에는 본편 외에도 다양한 외전이 존재한다. 그중 가장 성공적인 것이 코에이 테크모와 협업한 하이랄 워리어스 시리즈다.
2014년 Wii U로 첫 작품이 출시됐다. 무쌍 시리즈의 시스템에 젤다 세계관을 접목한 액션 게임이다. 링크뿐 아니라 젤다, 임파, 심지어 가논돌프까지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조작할 수 있다.
2020년에는 하이랄 워리어스 재앙의 시대가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됐다. 야생의 숨결 100년 전의 대재앙을 다루는 프리퀄이다. 다만 타임라인이 분기되면서 야생의 숨결과는 다른 역사가 펼쳐진다.
2025년 11월 6일에는 하이랄 워리어스: Age of Imprisonment이 닌텐도 스위치 2 전용으로 출시됐다. 왕국의 눈물에서 짧게 언급됐던 고대의 봉인 전쟁을 정면으로 다룬다. 젤다 공주, 라울 왕 등을 조작하며 마왕 가논돌프의 침공에 맞서는 이야기다.
마치며: 끝나지 않는 전설
1986년 패미컴 디스크 하나에서 시작된 젤다의 전설은 40년 가까이 진화를 거듭해왔다. 2D에서 3D로, 선형 구조에서 오픈월드로, 그리고 다시 2D의 재해석까지 매번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용사 링크는 매 작품마다 새로운 하이랄에서 새로운 모험을 떠난다. 젤다 공주는 이제 직접 칼을 들고 왕국을 구하기도 한다. 트라이포스를 둘러싼 전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닌텐도 스위치 2 시대가 열린 지금, 다음 젤다는 어떤 모습일까? 확실한 건 하나다. 하이랄의 전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