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 시대? 2025년 '게임주만 하락'한 이유와 반등 조건

비즈니스

2025년 코스피가 76% 급등하며 역대급 상승장을 연출했지만, 게임주는 테마 지수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AI 광풍에 자금이 쏠리고, 숏폼에 이용자를 빼앗겼다. 나홀로 부진. 무엇이 문제였을까?

2025년 한국 증시는 AI 랠리의 해였다. 반도체, AI, 방산이 시장을 이끌며 코스피 약 76%, 코스닥 약 36% 상승으로 마무리했다. 그런데 딱 하나, 마이너스를 기록한 테마가 있다. KRX 게임 TOP 10 지수(약 -7%)다. 차순위인 KRX 리츠 TOP 10(+13.7%)과도 격차가 크다. 2025년 증시에서 게임주는 압도적인 꼴찌였다.

시총 10위권 수익률

붉은사막 게임스컴 부스
2025년 게임스컴에서 공개된 붉은사막 부스 (게임메카)
게임주 시총 10위권 2025년 수익률
순위종목수익률비고
1크래프톤-20.8%배그 원톱 한계
2넷마블-4.5%신작 연기
3엔씨소프트+7.7%아이온2 효과
4펄어비스+36.1%붉은사막 기대
5시프트업-39.4%신작 공백
6카카오게임즈-3.4%모멘텀 부재
7위메이드-21.3%블록체인 침체
8더블유게임즈+4.4%소셜카지노 안정
9컴투스-35.6%신작 부진
10넥슨게임즈-5.6%퍼디 기대 무산

빅7 시총: 31.4조 → 27.6조 (4조원 증발, -12%)

종목별 분석

펄어비스 (+36.1%) — 유일한 대형주 강세. 2026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붉은사막'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검은사막 이후 10년 만의 신작이라는 상징성도 작용했다.

엔씨소프트 (+7.7%) — 아이온2가 살렸다. 2025년 11월 출시 후 예상 외로 선전하며 리니지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다만 장기 흥행 여부는 미지수.

더블유게임즈 (+4.4%) — 소셜카지노의 안정성. 모바일 MMORPG와 무관한 비즈니스 모델로 변동성이 적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꾸준한 실적을 보여줬다.

카카오게임즈 (-3.4%) — 오딘2에 대한 기대는 있지만 별다른 이슈 없이 지지부진. 뚜렷한 모멘텀이 없었다.

넷마블 (-4.5%) — 세븐나이츠 리버스 이후 신작들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답보 상태. 칠대죄 오리진 등 기대작 출시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넥슨게임즈 (-5.6%) — 2024년 출시한 퍼스트 디센던트가 초반 동접 26만을 찍었지만 빠르게 식었다. 블루 아카이브가 일본에서 버텨주고 있지만 적자로 전환. 차기작 출시 시기도 불명확하다.

크래프톤 (-20.8%) — 배틀그라운드 원톱의 한계. 인조이, 다크앤다커 모바일 등 신작이 있지만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위메이드 (-21.3%) — 미르4 글로벌의 토크노믹스가 식으면서 실적과 주가 모두 하락.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시장 회의감이 커졌다.

컴투스 (-35.6%) — 10년 된 서머너즈워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이후 출시한 신작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하락세가 이어졌다.

시프트업 (-39.4%) — 스텔라블레이드, 니케 이후 차기작까지의 공백이 너무 크다. 당장 내놓을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주가가 급락했다.

왜 게임주만 빠졌나

칠대죄 오리진 게임 이미지
2026년 출시 예정인 넷마블 칠대죄 오리진

1. AI에 올인한 시장
2025년은 AI의 해였다. 엔비디아, SK하이닉스, 삼성전자로 자금이 몰렸다. 성장 스토리가 명확한 AI·반도체와 달리, 게임은 "다음 히트작이 뭔데?"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2. 숏폼에 밀린 게임
코로나 특수가 끝났다. 이용자들이 게임 대신 틱톡, 유튜브 숏츠로 이동했다. 2025년 국내 게임 이용률은 50.2%로 역대 최저. 이탈한 이용자의 80%가 OTT와 숏폼을 대체재로 선택했다.

3. 개발비는 늘고, 성공률은 떨어지고
코로나 이후 개발비가 치솟았지만, 히트 확률은 오히려 낮아졌다. 신작 지연이 기대감이 아닌 실망으로 돌아오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4. 중국 게임과의 경쟁 심화
원신, 붕괴: 스타레일, 검은 신화: 오공 등 중국 게임들의 퀄리티가 크게 올라왔다. 한국 게임과의 격차가 좁혀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총평: 30년 성공 공식의 균열

2025년 게임주 부진은 단순한 사이클 조정이 아니다. 30년간 이어온 'MMORPG + 확률형 과금'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기존 성공 공식의 반복으로는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고 인정했다. 김택진 엔씨 대표도 "2026년은 모든 것을 제로 베이스에서 재설계하는 해"라고 선언했다.

2026년 반등 열쇠는 신작이다. 붉은사막(펄어비스), 아이온2 글로벌(엔씨), 칠대죄 오리진(넷마블)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다면 투자 심리가 바뀔 수 있다. 구글-에픽 소송 이후 외부 결제 허용으로 플랫폼 수수료가 낮아지면 실적 개선 여지도 있다.

향후 전망은?

신한투자증권은 2026년 게임 업종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했다. 2025년 국내 게임사들이 실적 성장(매출 +13.7%, 영업이익 +34.6%)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지수 대비 부진했던 이유로 '시장 신뢰 부재'를 꼽았다. 해외에서 성과가 미미하고 중국 게임사 대비 개발 경쟁력을 잃어 2026년 신작 성과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2026년 글로벌 게임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5월 26일 출시 예정인 GTA6다. 전작 GTA5가 누적 2억 1,500만 장 판매된 메가 IP의 신작 출시로, 글로벌 대형작들이 출시를 앞당기며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펄어비스 '붉은사막'(3월 19일)도 이 경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신한투자증권은 2026년 게임 업종 최선호주로 넷마블을 제시했다. 매년 5~10개의 다양한 장르 신작을 출시할 수 있는 국내 유일 게임사라는 점이 경쟁력으로 꼽혔다. '칠대죄 오리진'(3월 출시 예정)이 성공하면 '모바일 전문 게임사'라는 꼬리표를 떼고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혹독한 경쟁 환경에서 국내 게임사들의 수혜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결국 2026년은 신작이 모든 것을 증명해야 하는 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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