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에 좀비가 들끓는다, 낙원 CBT가 증명한 K-좀비 익스트랙션의 가능성

Editor J일반
서울 종로에 좀비가 들끓는다, 낙원 CBT가 증명한 K-좀비 익스트랙션의 가능성

넥슨의 3인칭 PvPvE 좀비 익스트랙션 '낙원: 라스트 파라다이스'가 2차 글로벌 클로즈드 알파 테스트를 마쳤다. 동시접속 16,000명을 돌파하며 전작 대비 3배 성장했지만, 최적화와 UI 문제로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넥슨의 3인칭 PvPvE 좀비 익스트랙션 게임 낙원: 라스트 파라다이스가 5일간의 2차 글로벌 클로즈드 알파 테스트를 마쳤다. 3월 12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이번 테스트에서 동시접속자 수는 16,000명을 돌파했고, 2023년 11월 프리알파 때의 5,600명 대비 약 3배 성장했다. 숫자만 보면 성공적이지만, 커뮤니티 반응은 "나쁘지 않지만 대작이라 부르기엔 아직"이라는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나쁜 게임은 아닌데 대작이라고 부르기도 어렵다. 잠재력은 보이는데 다듬어야 할 게 많다

민트로켓에서 넥슨 빅게임으로, 개발 주체가 바뀌었다

낙원의 역사를 이해하려면 개발 주체 변경부터 짚어야 한다. 원래 이 게임은 데이브 더 다이버로 이름을 날린 민트로켓이 개발하고 있었다. 그런데 2024년 4월, 넥슨은 개발 주체를 빅게임 프로젝트 본부로 이관한다고 발표했다. 소규모 인디 팀의 역량으로는 대규모 온라인 서비스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프리알파에서 2차 테스트까지 2년 5개월이 걸린 셈인데, 그 사이에 게임의 골격이 상당 부분 바뀌었다. 전투 시스템이 전면 개편되었고, 맵이 확장되었으며, 비전투 콘텐츠가 대폭 추가되었다. 단순히 "업데이트"라고 부르기엔 체감 변화가 크다.

60종 근접무기와 라스트 스탠드, 전투가 완전히 달라졌다

이번 테스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전투 시스템이다. 60종 이상의 근접무기7종의 원거리 무기가 추가되었고, 각 무기마다 고유한 연속 공격과 은밀 공격 모션을 갖추고 있다. 소방도끼, 건설용 해머, 즉석 샷건, 권총 등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에 맞는 무기 구성이 인상적이다.

특히 주목할 시스템은 라스트 스탠드다. 체력이 0이 되어도 즉사하지 않고, 마지막으로 탈출을 시도할 기회가 주어진다. 타르코프 같은 익스트랙션 장르에서 즉사의 좌절감은 이탈의 가장 큰 원인인데, 낙원은 이 문제에 나름의 해법을 제시한 셈이다.

종로 북부가 열렸다, 4가지 날씨가 분위기를 바꾼다

"종로 거리를 걷다가 익숙한 간판이 눈에 들어올 때의 몰입감은 다른 좀비 게임에서 느낄 수 없는 것이다"

맵 측면에서는 종로 북부 지역이 새로 추가되었다. 기존 남부 지역과 합쳐 서울 종로의 스케일이 한층 커졌다. 야간, 비, 새벽, 초저녁 등 4가지 날씨 환경이 도입되어 같은 맵이라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플레이어들이 공통적으로 칭찬한 부분은 서울 재현도다. 종로의 골목길, 간판, 건물 구조가 높은 충실도로 구현되어 있어 한국 플레이어들에게 특별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유리를 깨서 진입하거나, 파쿠르로 건물을 오르거나, 로프를 타고 이동하는 등 오브젝트 활용의 전략성도 호평을 받았다.

6종 특수 좀비와 35개 스킬, 콘텐츠 볼륨의 도약

좀비 종류도 다양해졌다. 러너, 부처, 아머드, 폴리스맨, 개더러, 스크리머 등 6종의 특수 좀비가 추가되어 전투 상황의 변수가 늘었다. 각각 다른 행동 패턴을 가지고 있어 상황에 따라 전략을 바꿔야 한다.

프리알파 대비 2차 알파 테스트 콘텐츠 비교
콘텐츠프리알파 (2023)2차 알파 (2026)
근접무기제한적60종 이상
원거리무기소수7종
스킬미구현35개 (능동/수동)
가구/하우징미구현70종 이상
퀘스트소수160개 이상
특수 좀비기본 좀비 위주6종 특수 타입
동시접속5,600명16,000명 이상

비전투 콘텐츠도 대폭 확충되었다. 35개의 스킬 트레잇, 70종 이상의 가구를 활용한 하우징 시스템, 160개 이상의 퀘스트가 추가되어 전투 외의 플레이 루프가 마련되었다. 하우징 시스템은 단순한 꾸미기가 아니라 생존 거점으로서의 기능을 갖추고 있어, 낮에는 쉘터를 관리하고 밤에는 탐험을 나가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

냄비 갑옷과 주차 표지판 방패, K-좀비의 독창성

낙원 라스트 파라다이스 스팀 메인 이미지
낙원: 라스트 파라다이스 스팀 메인 이미지. 서울 종로를 배경으로 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

낙원이 다른 좀비 게임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K-좀비 정체성이다. 하회탈을 쓴 적, 냄비로 만든 갑옷, 주차 표지판을 방패로 쓰는 생존자 등 한국적 소재가 게임 전반에 녹아 있다. 단순히 배경만 서울인 게 아니라, 아이템과 적 디자인까지 토착적 색채를 입힌 점이 해외 유저들에게도 신선하게 다가갔다는 반응이 많다.

TPS(3인칭 슈터) 시점도 전략적 선택이다. 익스트랙션 장르의 대표작인 타르코프가 FPS 기반인 데 반해, 낙원은 3인칭 시점을 채택해 시야각이 넓고 공간 파악이 쉽다. 이 때문에 익스트랙션 장르 초보자도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평가다.

"나쁘지 않지만 대작은 아직", 갈리는 평가

긍정적 반응만 있는 건 아니다.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지적된 문제는 프레임 최적화다. 특히 좀비가 밀집한 구간에서 프레임 드랍이 심하다는 보고가 잇따랐다. UI/UX도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하우징 단축키, 상점 설명, 필터링 기능 부재 등이 대표적이다.

TPS 시점에서 근접 전투 거리감이 애매하다는 지적도 있다. FPS에서는 크로스헤어로 거리를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TPS 근접전에서는 캐릭터와 적 사이의 실제 거리를 가늠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남부 맵의 레벨 디자인이 길게 느껴지고, 고렙 구간에서 진행이 느려진다는 의견도 제기되었다.

익스트랙션 장르의 위기 속 넥슨의 승부수

낙원이 놓인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익스트랙션 장르는 최근 진입 장벽과 이탈률 문제로 고전하고 있다. 던전 스토커즈 등 후발 주자가 서비스를 종료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어, 장르 자체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반면 긍정적 신호도 있다. 넥슨의 또 다른 익스트랙션 게임 아크 레이더스가 누적 판매 1,400만 장, 서구 매출 364% 성장을 기록하며 장르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낙원은 K-좀비와 서울이라는 독자적 세계관으로 아크 레이더스와의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3년 전과 확실히 다르다, 남은 숙제는 최적화

2차 알파 테스트의 결론은 명확하다. 3년 전 프리알파와 비교하면 타격감, 콘텐츠 볼륨, 세계관 완성도 모두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동시접속 3배 증가라는 수치가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최적화, UI/UX, 근접전 거리감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뚜렷하다.

익스트랙션 장르의 침체기에 K-좀비라는 카드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넥슨 빅게임 본부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정식 출시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번 테스트가 방향성을 잡는 중요한 분기점이 된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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