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VIDIA-OpenAI 1000억 달러 투자, 철회설에서 재확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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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의 '1000억 달러 투자 보류' 보도 직후, 젠슨황이 직접 나서 '가장 큰 투자'를 약속했다. 하지만 금액은 '1000억 달러와는 전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NVIDIA와 OpenAI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1월 31일 금요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충격적인 기사를 내놨다. NVIDIA의 OpenAI 1000억 달러(약 140조원) 투자 계획이 사실상 보류됐다는 내용이었다. 젠슨 황 CEO가 최근 몇 달간 업계 관계자들에게 '투자 합의는 구속력이 없고, 확정된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해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불과 몇 시간 후, 타이베이에서 열린 '1조 달러 만찬'에 참석한 젠슨 황이 직접 기자들 앞에 섰다. 그리고 '넌센스'라는 한마디로 보도 내용을 일축했다.

WSJ 보도, NVIDIA 내부 회의론 폭로

NVIDIA 실리콘밸리 본사 Endeavor 빌딩, AI 칩 시장을 장악한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NVIDIA 본사 Endeavor 빌딩

WSJ에 따르면, NVIDIA 내부에서는 OpenAI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었다. 기사는 젠슨 황이 사적인 자리에서 OpenAI의 '사업 접근 방식에 규율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또한 구글(Alphabet)과 Anthropic 같은 경쟁사들의 추격에 대한 우려도 언급됐다.

2025년 9월 NVIDIA와 OpenAI가 발표한 양해각서(MOU)는 최대 1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통해 10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뉴욕시의 피크 전력 수요와 맞먹는 규모다. 하지만 WSJ 보도는 이 계획이 실질적으로 진전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젠슨 황의 즉각 반박, '가장 큰 투자가 될 것'

젠슨 황 NVIDIA CEO가 CES에서 AI의 미래에 대해 발표하는 모습
CES 키노트에서 발표 중인 젠슨 황 NVIDIA CEO

같은 날 타이베이에서 TSMC 등 주요 협력사 CEO들과의 만찬을 주최한 젠슨 황은 기자들 앞에서 단호하게 말했다.

"OpenAI에 불만이 있다는 건 넌센스입니다. 우리는 OpenAI에 거대한(huge) 투자를 할 겁니다. OpenAI가 하는 일은 놀랍고, 그들은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기업 중 하나입니다. 저는 Sam과 함께 일하는 게 정말 좋습니다."

젠슨 황은 이어 "Sam이 펀딩 라운드를 마감하고 있고, 우리는 확실히 참여할 것"이라며 "아마도 우리가 지금까지 한 투자 중 가장 큰 투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정적 한마디, '1000억 달러는 아니다'

Sam Altman OpenAI CEO, 1000억 달러 펀딩 라운드를 주도하고 있다
OpenAI CEO Sam Altman

하지만 젠슨 황의 발언에는 미묘한 뉘앙스가 숨어 있었다. 기자가 '1000억 달러 이상이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아니요, 아니요. 전혀 그 정도는 아닙니다(Nothing like that)."

구체적인 금액은 Sam Altman이 발표할 몫이라며 공개를 피했지만, '1000억 달러와는 전혀 다르다'는 표현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원래 발표됐던 1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가 상당히 축소될 가능성을 내비친 셈이다.

Amazon도 최대 500억 달러 투자 협상 중

AWS 로고, Amazon이 OpenAI에 최대 500억 달러 투자를 협상 중
Amazon Web Services

한편 Bloomberg는 Amazon이 OpenAI에 최대 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클라우드 컴퓨팅 파워 제공 계약을 확대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OpenAI는 현재 총 1000억 달러 규모의 펀딩 라운드를 진행 중이며, 성공할 경우 기업가치가 약 83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NVIDIA와 Amazon 외에도 여러 빅테크 기업들이 OpenAI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AI 투자의 열기 속에서도 냉철한 사업적 판단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치며: 투자는 하되, 규모는 다시 협상

24시간 사이에 벌어진 이 드라마를 정리하면 이렇다. NVIDIA는 OpenAI에 '확실히' 투자할 것이고, 그것도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다. 하지만 2025년 9월 발표됐던 1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은 사실상 재협상 중인 것으로 보인다.

젠슨 황의 발언은 OpenAI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하면서도, 동시에 투자 규모에 대한 기대치를 조정하는 노련한 위기관리였다. AI 시장의 폭발적 성장 속에서도, 세계 최고의 AI 칩 기업조차 '무한정 현금을 쏟아붓는' 전략은 취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OpenAI의 업계 내 입지에 미묘한 변화를 예고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한다. ChatGPT로 AI 시대를 연 OpenAI가 여전히 '가장 중요한 AI 기업'인지, 아니면 구글·Anthropic 등 경쟁자들의 추격 속에 그 위상이 재평가되고 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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