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사막 출시 하루 만에 AI 생성 아트 논란 폭발, 펄어비스 침묵 속 비판 거세져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이 출시 첫날 200만 장 판매를 기록했지만, 게임 내 환경 아트 곳곳에서 AI 생성 흔적이 발견되며 논란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스팀 페이지에 AI 사용 공시가 없어 밸브 정책 위반 가능성도 제기된다.
펄어비스의 오랜 기대작 붉은사막이 출시 첫날 200만 장 판매라는 인상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축제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게임 내 환경 아트 곳곳에서 AI가 생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미지들이 발견되면서, 레딧과 블루스카이를 중심으로 논란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0만 장 판매 직후 터진 불편한 발견
붉은사막은 수년간의 연기 끝에 드디어 출시됐고, 비평가와 유저 반응은 엇갈렸지만 판매량만큼은 압도적이었다. 메타크리틱 78점, 스팀 유저 리뷰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출시 당일부터 플레이어들은 게임 세계 곳곳에 걸린 장식용 그림과 초상화에서 이상한 점을 포착하기 시작했다.
문제의 이미지들은 전투 장면을 묘사한 유화풍 그림, 중세 목판화 스타일의 장식 등 게임 내 환경 아트에 해당한다. 핵심 게임플레이나 컷신이 아닌 배경 소품이라는 점에서, 일부는 의도적 사용보다 품질 관리 소홀의 결과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손가락이 세 개인 전사, 다리가 뒤엉킨 말
가장 눈에 띄는 사례는 블루스카이 유저 Lex Luddy가 공유한 화려한 금색 액자 속 그림이다. 역사적 전투 장면을 묘사한 것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말의 다리에서 인간의 몸이 자라나거나, 반대로 인간의 하체가 말로 변하는 기괴한 형태가 보인다. 전사들의 얼굴은 뭉개져 있고, 지면 위의 인물들은 바위와 구분이 되지 않는다.
AI의 흔적이 보인다. 가방을 든 손은 손가락이 세 개이고 왼손은 네 개다. 목판화 패턴의 획이 일관성 없이 흐트러져 있고, 옷의 주름도 비정상적이다. 틀리고 싶지만 99%는 AI라고 확신한다. - 레딧 유저 Ok-Error-403
레딧 유저 Rex_Spy는 문제의 그림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위치까지 안내했다. 첫 번째 도시 남서쪽에 위치한 오큰실드 저택(Oakenshield Manor)의 뒤편 계단에 해당 그림이 걸려 있다. 다른 유저들도 게임 곳곳에서 비슷한 사례를 발견하며 스크린샷을 공유하고 있다.
밸브의 AI 공시 정책과 스팀 페이지의 공백
이 논란이 단순한 미학 논쟁을 넘어서는 이유는 밸브의 정책 때문이다. 밸브는 2024년 초부터 스팀에 게임을 출시하는 퍼블리셔에게 생성형 AI 사용 여부를 공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붉은사막의 스팀 페이지에는 AI 관련 공시가 전혀 없다.
만약 게임 내 아트가 실제로 AI로 생성된 것이라면, 펄어비스는 밸브의 공시 가이드라인을 위반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밸브의 정책이 느슨하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공시 의무는 개발사의 자발적 신고에 의존하며, 위반 시 구체적인 제재 조치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 최근 설문 조사에서 게임 업계 종사자 10명 중 9명이 AI 공시 의무에 찬성했지만, 밸브의 현행 방식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클레어 옵스큐르가 남긴 전례
비슷한 사례가 이미 존재한다. 지난해 클레어 옵스큐르: 익스페디션 33에서도 플레이어들이 AI 생성 에셋을 발견했고, 개발사 샌드폴 인터랙티브는 이를 '임시 플레이스홀더 텍스처'라고 해명했다. QA 과정에서 모든 플레이스홀더를 제거하지 못한 실수라는 설명이었다.
이 전례는 두 가지를 시사한다. 첫째, 대규모 오픈월드 게임에서 환경 아트의 품질 관리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붉은사막은 파이웰이라는 광활한 세계를 배경으로 하며, 수많은 디테일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 둘째, 플레이어 커뮤니티의 감시 능력이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AI 생성 이미지의 특징적인 결함을 식별하는 눈이 보편화되면서, 의도적 사용이든 실수이든 더 이상 눈에 띄지 않고 넘어가기 어렵다.
펄어비스는 어떤 카드를 꺼낼 것인가
펄어비스에게는 몇 가지 선택지가 있다. 패치를 통해 의심스러운 이미지를 교체하거나, 스팀 페이지에 AI 공시를 추가하거나, 클레어 옵스큐르처럼 플레이스홀더 실수였다고 해명할 수 있다. 게임스팟은 펄어비스에 코멘트를 요청한 상태이며, 아직 공식 답변은 없다.
분명한 것은 플레이어들이 이미 붉은사막 세계 곳곳을 샅샅이 훑으며 추가 사례를 찾고 있다는 점이다. 출시 첫날 200만 장이라는 상업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AI 아트 논란은 게임의 평판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생성형 AI의 사용이 게임 업계에서 갈수록 민감한 이슈가 되는 가운데, 투명한 공시와 커뮤니티의 신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