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 종말의 시작인가? 클로드 코워크가 촉발한 SW 주가 대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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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이 출시한 AI 에이전트 '클로드 코워크'가 SaaS 업계에 공포를 불러왔다. 월가에서는 '사스포칼립스'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고, S&P 북미 소프트웨어 지수는 2008년 이후 최악의 1월을 기록했다. AI가 사무직을 정말 대체할 수 있을까?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가 현실이 됐다. 제프리스 주식 트레이딩 데스크의 제프리 파부자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이렇게 선언했다. 2026년 1월, 앤트로픽이 AI 에이전트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를 출시하면서 소프트웨어 업계에 전례 없는 공포가 엄습했다. S&P 북미 소프트웨어 지수는 한 달간 15% 급락해 2008년 10월 이후 최악의 월간 성적을 기록했고, 마이크로소프트조차 10년 만에 최악의 한 달을 보냈다.

AI가 사무직의 동료가 되는 세상, 그 시작이 한 번의 제품 출시로 가시화됐다. 코드를 몰라도 AI가 파일을 관리하고 문서를 만들어주는 시대, 월가는 이를 '소프트웨어의 종말'로 해석하고 있다.

1. 클로드 코워크, '코드 없는 클로드 코드'의 등장

앤트로픽 클로드 AI 에이전트 모바일 앱 화면과 로고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워크는 비개발자를 위한 AI 에이전트로 출시됐다

앤트로픽이 1월 12일 출시한 클로드 코워크는 한마디로 '비개발자를 위한 클로드 코드'다. 클로드 데스크톱 앱에 탑재된 이 도구는 사용자가 지정한 폴더의 파일을 읽고, 수정하고, 새로 생성할 수 있다. 영수증 사진을 경비 보고서로 만들고, 메모를 정리해 초안을 작성하며, 다운로드 폴더를 자동으로 정리한다. 테크크런치는 이를 '코드 없는 클로드 코드'라고 표현했다.

흥미로운 점은 클로드 코워크가 불과 1주일 반 만에, 클로드 코드를 이용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앤트로픽 클로드 코드 책임자 보리스 체르니가 이를 직접 공개하며 AI 에이전트의 자기복제적 가능성을 보여줬다. 포춘은 "수십 개 스타트업을 위협할 수 있는 파일 관리 AI 에이전트"라고 보도했고, 악시오스는 "사무직 업무에 진출하는 클로드"라고 평가했다.

앤트로픽은 코워크를 "동료에게 메모를 남기는 것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채팅 형식의 대화가 아니라, 자율적으로 여러 작업을 연속 수행하는 에이전트라는 뜻이다. 이는 기존 챗봇과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이며,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과 직접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어냈다.

2. SW 기업 주가 대학살, 숫자로 보는 폭락

2026년 소프트웨어 주식 vs 반도체 주식 vs S&P 500 비교 차트
소프트웨어 주식은 S&P 500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반면, 반도체주는 상승했다 (출처: 로이터)

클로드 코워크 출시 이후 소프트웨어 기업 주가가 도미노처럼 무너졌다. 1월 29일 하루만 놓고 봐도 SAP가 16% 폭락했고, 서비스나우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11% 하락했다. 세일즈포스(-7.1%), 어도비(-3.9%), 데이터독(-8.3%)이 줄줄이 빠졌고, S&P 500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지수는 하루 만에 8.7% 급락하며 9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예외가 아니었다. AI에 역대 최대 규모를 투자했다고 발표했지만, 클라우드 매출 성장 둔화에 주가가 12.1% 급락했다. 아틀라시안(-12.6%), 허브스팟(-11.5%), 인튜잇(-7.8%) 등 SaaS 대표 종목들이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했다. 1월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10년 만에 최악의 한 달이었다.

2월 초에는 앤트로픽이 사내 법률팀용 생산성 도구를 출시하면서 법률 소프트웨어 주가도 직격탄을 맞았다. 톰슨 로이터스(-16%), 런던증권거래소그룹(-13%), CS 디스코(-12%), 리걸줌(-20%)이 하루 만에 폭락했다. AI 에이전트가 특정 산업에 진출할 때마다 해당 분야 종목이 즉각 반응하는 패턴이 굳어지고 있다.

3. 과매도 논란, 공포 속에서 기회를 잡는 투자자들

클로드 코드 2026년 코딩 에이전트 시장 점유율과 소프트웨어 산업 영향
클로드 코드는 2026년 가장 인기 있는 코딩 에이전트로 자리잡았다

모든 전문가가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유럽 펀드 시코모어 서스테이너블 테크는 하락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을 매수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예상 수익 대비 주가배수는 약 23배로 3년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고, RSI(상대강도지수)도 과매도 영역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BTIG의 수석 시장 기술 분석가 조나단 크린스키는 "소프트웨어 섹터가 반등할 만큼 충분히 과매도됐을 수 있다"면서도 "회복과 새로운 기반 구축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코노미스트는 2월 1일 "소프트웨어 주식이 왜 두들겨 맞고 있는가"라는 기사에서 투자자들이 AI의 리스크를 과대평가하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매체는 "AI가 화이트칼라 일자리를 전멸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컴퓨터가 그랬듯 AI도 특정 인지 활동의 비용을 줄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이번 테크주 폭락은 말이 안 된다"며 섹터 롱 포지션을 유지했다.

마치며: 사스포칼립스는 시작에 불과한가

"극단적 시각은 소프트웨어가 인쇄 매체나 백화점처럼 될 것이라는 거죠." 제프리스의 파부자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진자가 이렇게 극단적으로 매도 쪽으로 흔들렸다는 건, 그 안에서 매력적인 기회가 나올 거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클로드 코워크의 등장은 분명 소프트웨어 산업의 게임 체인저다. 코딩을 몰라도 AI 에이전트가 파일을 관리하고 문서를 만들어주는 세상은 이미 현실이 됐다. 하지만 그것이 곧 사무직의 종말을 뜻하는지는 아직 결론짓기 이르다. 확실한 것은 하나다. AI와 함께 일하는 법을 배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격차는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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