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댄스 2.0 저작권 폭탄: 바이트댄스, 글로벌 출시 무기한 연기
바이트댄스의 AI 영상 생성 모델 시댄스 2.0이 저작권 침해 논란으로 글로벌 출시를 무기한 연기했다. 디즈니, MPA, SAG-AFTRA 등 할리우드 전체가 반발하는 가운데, AI 생성 콘텐츠의 저작권 문제가 산업 전체의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2026년 2월, AI 영상 생성 기술이 할리우드와 정면충돌했다. 바이트댄스(ByteDance)가 내놓은 AI 영상 생성 모델 시댄스(Seedance) 2.0이 출시 직후 대규모 저작권 침해 사태를 촉발하면서, 글로벌 API 출시가 무기한 연기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스파이더맨이 춤을 추고, 다스 베이더가 요리를 하고, 오징어 게임 속 인형이 노래를 부르는 AI 생성 영상들이 인터넷을 뒤덮었다. 디즈니는 '가상 강도질'이라 불렀고, 미국영화협회(MPA)는 '침해는 기능이지 버그가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AI 생성 콘텐츠의 저작권 문제가 이론에서 현실로 폭발한 순간이다.
1. 시댄스 2.0: 15초 시네마급 영상을 만드는 AI
시댄스 2.0은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개발한 AI 영상 생성 모델이다. 텍스트나 이미지를 입력하면 최대 15초 길이의 시네마급 영상을 자동으로 생성한다. 음향과 대사까지 포함할 수 있어, 기존 AI 영상 도구들과는 차원이 다른 결과물을 내놓는다.
2026년 2월 12일 중국 내에서 젠잉(Jimeng) 앱을 통해 먼저 출시되었고, 글로벌 API 출시는 2월 24일로 예정되어 있었다. 업계에서는 시댄스 2.0을 '제2의 딥시크 충격'이라 부르며 중국 AI 기술력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 소규모 제작사들은 14만 달러 수준의 예산으로도 SF나 액션 영상을 만들 수 있다며 환영했다.
그러나 이 기대는 출시 이틀 만에 저작권 침해라는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
2. 저작권 침해 영상 폭발: 할리우드의 악몽
시댄스 2.0이 중국에서 출시되자마자 저작권 침해 영상이 폭발적으로 확산됐다. 이용자들은 프롬프트 몇 줄만으로 할리우드 유명 캐릭터들의 영상을 생성했다. 디즈니 캐릭터인 스파이더맨, 그로구(베이비 요다), 다스 베이더가 등장하는 영상부터, 데드풀이 춤추는 영상까지 쏟아져 나왔다.
피해는 디즈니에 그치지 않았다.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와 오징어 게임, 워너 브라더스의 배트맨과 슈퍼맨 등 주요 스튜디오의 IP가 총망라됐다. 더 심각한 것은 실제 배우와 유명인의 얼굴을 무단으로 사용한 딥페이크 영상이었다. 이전까지 AI 영상 도구의 저작권 문제가 이론적 논쟁에 머물렀다면, 시댄스 2.0은 그것을 압도적인 규모의 현실로 만들어버렸다.
데드풀 영화 시리즈의 각본가 렛 리스(Rhett Reese)는 이 상황을 보고 "우리는 끝난 것 같다"고 탄식했다. 크리에이터 커뮤니티 전체에 충격이 퍼져나갔다.
3. 할리우드 총반격: 디즈니부터 MPA까지
할리우드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전방위적이었다.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디즈니였다. 출시 다음 날인 2월 13일, 디즈니는 바이트댄스에 중단 요구(cease-and-desist) 서한을 발송하며 시댄스 2.0을 "디즈니 IP에 대한 가상 강도질(virtual robbery)"이라 규정했다.
미국영화협회(MPA)도 곧바로 합류했다. MPA는 첫 번째 서한에서 '즉시 침해를 중단하라'고 요구했고, 2월 20일에는 더욱 강경한 2차 서한을 보냈다. 이 서한에서 MPA는 "저작권 침해는 기능이지 버그가 아니다(Infringement is a feature, not a bug)"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시댄스 2.0의 학습 데이터 자체가 저작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침해는 시스템의 본질적 결함이라는 주장이었다.
파라마운트, 소니, 유니버설 등 메이저 스튜디오가 잇달아 반발했고, 배우 노조 SAG-AFTRA도 성명을 내며 공세에 가담했다. 워너 브라더스 역시 자사 IP 보호를 위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할리우드가 하나의 목소리로 AI 영상 생성 기술에 맞서는 전례 없는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4. 일본 정부의 조사 착수: 애니메이션 IP 보호
반발은 할리우드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도 시댄스 2.0의 저작권 위반 여부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세계 최대의 애니메이션 산업을 보유한 일본으로서는, AI 도구가 자국 애니메이션 스타일을 대량 모방할 수 있다는 점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이는 저작권 분쟁이 영어권을 넘어 글로벌 콘텐츠 산업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였다.
5. 바이트댄스의 대응: 안전장치 강화와 글로벌 출시 연기
거세지는 반발에 바이트댄스도 대응에 나섰다. 2월 16일, 바이트댄스는 '지적재산권을 존중하며 안전장치를 강화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실제 인물의 얼굴과 음성을 생성하는 기능을 일시적으로 비활성화했다.
그러나 가장 결정적인 조치는 글로벌 API 출시의 무기한 연기였다. 원래 2월 24일로 예정되어 있던 글로벌 출시가 2월 21일 자로 공식 연기됨이 확인됐다. 새로운 출시 일정은 제시되지 않았다.
다만 비판자들은 바이트댄스의 대응이 불충분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인물 딥페이크만 차단했을 뿐, 캐릭터 IP 침해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MPA가 강조한 것처럼, 학습 데이터 자체에 저작물이 포함되어 있다면 특정 프롬프트를 차단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6. AI 영상 생성과 저작권: 산업 전체의 과제
시댄스 2.0 사태는 바이트댄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OpenAI의 소라(Sora), 구글의 비오(Veo), 런웨이(Runway) 등 모든 AI 영상 생성 도구가 동일한 저작권 리스크를 안고 있다. 시댄스 2.0이 첫 대규모 사례가 된 것은 기술의 품질과 접근성이 임계점을 넘었기 때문이다.
이 사태는 디즈니와 OpenAI의 10억 달러 규모 라이선스 딜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콘텐츠 업계는 AI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기존 IP 체계 안에서 작동하도록 강제하려는 것이다. 현재 뉴욕타임스 vs OpenAI 등 AI 학습 데이터 저작권 소송이 진행 중이며, 시댄스 2.0 사태는 이 법적 논쟁에 강력한 연료를 공급하게 될 것이다.
마치며: 기술의 속도와 법의 속도 사이
시댄스 2.0 사태가 드러낸 본질은 명확하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저작권 법체계의 대응 속도를 완전히 추월했다는 것이다. 15초짜리 영상 하나를 만드는 데 수억 원이 들던 시대에서, 프롬프트 한 줄이면 되는 시대로의 전환은 기존의 모든 규칙을 무력화시킨다.
바이트댄스의 글로벌 출시 연기는 당장의 위기를 봉합하는 조치일 뿐, 근본적 해결은 아니다. 결국 업계가 찾아야 할 답은 기술의 차단이 아니라,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면서 혁신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프레임워크다. 시댄스 2.0은 그 프레임워크가 얼마나 시급한지를 세상에 증명했다.
- BBC - What is Seedance - ByteDance's AI video tool
- TechCrunch - Hollywood isn't happy about the new Seedance 2.0 video generator
- Axios - Disney sends cease-and-desist to ByteDance over Seedance
- Variety - MPA Pushes ByteDance to Shut Down Seedance Copyright Violations
- Hollywood Reporter - MPA Sends Cease-and-Desist to ByteDance Over Seedance 2.0
- CNBC - ByteDance adds safeguards to Seedance after copyright back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