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 키우기 확률 조작 논란에도 매출 1위, 왜 무너지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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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 키우기가 확률 오류와 잠수함 패치 논란으로 전액 환불, 공정위 현장 조사까지 받았지만 매출 1위를 놓지 않고 있다. 9주 연속 양대 마켓 1위, 글로벌 1억 달러 돌파라는 기록 뒤에 숨은 구조적 이유를 분석한다.

메이플 키우기가 확률 조작 논란의 한복판에 서 있다. 최고 등급 어빌리티가 한 달간 아예 뽑히지 않는 코드 오류, 공격속도 상한선 버그를 몰래 수정한 잠수함 패치, 그리고 뒤늦은 전액 환불까지. 넥슨의 대응은 후폭풍을 키웠고, 공정위 현장 조사라는 최악의 사태로 번졌다. 그런데 이 모든 논란 속에서도 메이플 키우기는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놓지 않고 있다. 도대체 왜일까.

1. 메이플 키우기 확률 논란 타임라인, 출시부터 공정위 조사까지

메이플 키우기 인게임 전투 화면, 방치형 RPG 특유의 자동 전투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메이플 키우기 인게임 전투 화면, 방치형 RPG 특유의 자동 전투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메이플 키우기는 2025년 11월 6일 출시 직후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메이플스토리 IP의 힘과 방치형 RPG라는 접근성이 맞물린 결과였다. 하지만 출시 한 달여 만인 12월 19일, 대만 유저 커뮤니티에서 공격속도 상한선에 숨겨진 버그가 폭로되면서 균열이 시작됐다.

넥슨은 이 버그를 별도 공지 없이 조용히 수정했다. 이른바 '잠수함 패치'였다. 유저들의 불신이 커지는 가운데, 2026년 1월에는 더 큰 문제가 터졌다. 어빌리티 시스템에서 최고 등급 수치가 출시 후 약 한 달간 아예 나오지 않았던 코드 오류가 추가로 발견된 것이다. less than or equal이어야 할 조건문이 less than으로 잘못 구현되어, 최고 수치가 구조적으로 배제되고 있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넥슨은 2026년 1월 26일 공동대표 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틀 뒤인 1월 28일에는 2025년 11월 6일부터 2026년 1월 28일까지의 모든 결제분에 대한 전액 환불을 결정했다. 2월 2일에는 강대현 대표가 메이플 본부장을 직접 겸임하겠다고 밝혔고, 기존 담당 임원은 해임됐다.

2월 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넥슨 본사에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는 1,507명의 이용자를 대표해 공정위에 신고했으나, 전액 환불 발표 이후 신고를 취하했다. 환불 접수 기간은 2월 5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됐다.

2. 9주 연속 매출 1위, 글로벌 1억 달러 돌파의 기록

메이플 키우기 게임 플레이 화면, 출시 이후 9주 연속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메이플 키우기 게임 플레이 화면, 출시 이후 9주 연속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논란의 규모를 감안하면 매출 데이터는 놀랍다. 메이플 키우기는 출시 이후 약 9주 연속 양대 마켓(앱스토어, 구글플레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2025년 11월 3주차부터 2026년 1월 3주차까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사실상 독식한 셈이다.

글로벌 성적은 더 인상적이다. 출시 45일 만에 글로벌 누적 매출 1억 달러(약 1,500억 원)를 돌파했고, 글로벌 누적 이용자는 300만 명을 넘겼다. 전액 환불 결정 이후 일시적으로 매출 2위로 밀린 적이 있지만, 곧바로 1위를 탈환했다.

환불 규모도 천문학적이다. 업계 추산으로는 1,500억~2,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 규모의 환불이 이뤄졌음에도 매출 1위를 유지한다는 건, 환불 이후에도 과금이 계속되고 있다는 뜻이다. 확률 논란이 게임의 근본적인 매력을 훼손하지는 못한 것이다.

3. 확률 조작 논란에도 매출이 유지되는 구조적 이유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환불 조건이다. 넥슨은 전액 환불을 약속했지만, 환불을 받으면 해당 계정의 영구 이용이 제한된다. 몇 달간 키워온 캐릭터와 진행도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방치형 RPG 특성상 누적 플레이 시간이 곧 자산인데, 이걸 통째로 날리는 환불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많은 유저들이 환불 대신 잔류를 택했다.

메이플스토리라는 IP의 힘도 크다. 20년 넘게 쌓인 브랜드 충성도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메이플 키우기의 유저층 상당수는 과거 메이플스토리를 즐겼던 '추억 유저'들이며, 이들에게 메이플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게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방치형 장르 자체의 특성도 매출 유지에 기여한다. 방치형 게임은 하루에 짧은 시간만 접속해도 진행이 되기 때문에, 논란이 터져도 '접속을 끊는' 결단이 다른 장르보다 어렵다. 플레이 부담이 낮은 만큼 불만이 있어도 '일단 계속 하는' 유저가 많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까지 "확률 조작은 금융 치료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사회적 관심이 커졌지만, 정작 게임 내 유저 이탈로는 직결되지 않았다.

4. 넥슨의 반복되는 확률 논란, 신뢰는 어디까지 버틸까

메이플 키우기 캐릭터 성장 화면, 확률형 아이템 강화가 핵심 과금 요소다
메이플 키우기 캐릭터 성장 화면, 확률형 아이템 강화가 핵심 과금 요소다

넥슨에게 확률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메이플스토리 PC에서 큐브 확률 은폐 사건이 터졌고, 공정위는 넥슨에 11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같은 회사, 같은 IP에서 같은 유형의 문제가 반복된 것이다.

2025년 8월 개정된 게임산업법은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를 의무화하고, 위반 시 최대 3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규정했다. 메이플 키우기 사태는 개정법 시행 이후 첫 대형 사건으로, 법적 제재의 강도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를 수 있다.

단기적으로 메이플 키우기의 매출은 견고하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반복되는 확률 논란은 넥슨이라는 브랜드 자체의 신뢰를 갉아먹고 있다. 다음 신작이 나올 때 유저들이 "또 넥슨이니까 조심하자"는 반응을 보인다면, 그것이 진짜 대가일 수 있다. 지금의 매출 1위는 메이플 IP의 힘이 넥슨의 신뢰 적자를 버텨내고 있는 상태에 가깝다.

마치며: 매출 1위가 곧 면죄부는 아니다

메이플 키우기의 확률 논란은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여실히 보여준다. 확률 조작이 밝혀져도 매출이 유지되는 건 게임이 훌륭해서가 아니라, 유저들이 빠져나갈 수 없는 구조가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환불하면 계정을 잃고, 환불 안 하면 부당한 확률로 과금한 셈이 되는 딜레마. 넥슨은 이 구조 덕분에 매출을 지켰지만, 게이머들의 신뢰라는 더 중요한 자산은 조금씩 잃어가고 있다.

매출 1위가 곧 면죄부가 되는 시장이라면, 확률 투명성을 위한 제도적 장치는 앞으로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 넥슨이 이번 사태에서 진짜로 배워야 할 교훈은 환불 비용이 아니라, 신뢰를 잃는 데는 반복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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