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라이크의 종말: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 대격변
2026년 구글플레이 한국 매출 TOP 3을 해외 캐주얼 게임이 독점했다. 한때 TOP 30의 3분의 1을 차지했던 리니지 라이크는 이제 4개만 남았다. 유저 피로감, P2W 반감, 캐주얼 선호도 폭발이 만들어낸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데이터로 분석한다.
2026년 2월 17일, 구글플레이 한국 매출 1위는 라스트 워: 서바이벌이다. 2위는 메이플 키우기, 3위는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 해외 SLG와 넥슨의 방치형 RPG가 한국 모바일 게임 매출 TOP 3을 장악했다. 리니지M, 리니지2M, 오딘이 1~3위를 독점하던 것이 불과 5년 전이다.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의 상징이었던 리니지 라이크는 1위 자리는커녕 TOP 3에서조차 완전히 밀려났다.
TOP 30까지 넓혀봐도 상황은 암울하다. 리니지 라이크로 분류할 수 있는 게임은 리니지M(4위), 오딘(5위), 뱀피르(22위), 리니지W(24위) 단 4개뿐이다. 전성기에 10개 이상 포진하던 것에 비하면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그 빈자리를 메이플 키우기 같은 방치형, 라스트 워 같은 해외 SLG, 로얄 매치 같은 캐주얼 퍼즐이 채웠다. 한국 모바일 게임의 대명사였던 리니지 라이크 장르가 종말을 맞이하고 있다.
1.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가 보여주는 현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2026년 2월 16일 기준 구글플레이 한국 매출 TOP 30을 살펴보면,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뒤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 순위 | 게임 | 장르 |
|---|---|---|
| 1 | 라스트 워: 서바이벌 | SLG (해외) |
| 2 | 메이플 키우기 | 방치형 RPG |
| 3 |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 | SLG (해외) |
| 4 | 리니지M | MMORPG |
| 5 | 오딘: 발할라 라이징 | MMORPG |
| 6 | 킹샷: Kingshot | SLG (해외) |
| 7 | 라스트 Z: 서바이벌 슈터 | 슈팅 (해외) |
| 8 | 로블록스 | 샌드박스 (해외) |
| 9 | 로얄 매치 | 퍼즐 (해외) |
| 10 | 가십하버 | 캐주얼 (해외) |
TOP 10에서 한국산 MMORPG는 리니지M과 오딘 단 2개다. 나머지 8개는 해외 SLG, 방치형, 퍼즐, 캐주얼이 차지했다. GameAnd에 따르면 2026년 1월 기준 구글 TOP 10에서 MMORPG가 2개뿐인 것은 한국 모바일 게임 역사상 전례가 없는 수치다.
더 심각한 건 16~30위 구간이다. 두근두근타운(16위), 씨사이드 익스케이프(18위), 그놈은 드래곤(19위), 운빨존많겜(21위) 등 캐주얼과 방치형이 대거 포진해 있다. 리니지W는 24위까지 밀려났다. 한때 TOP 5 단골이었던 리니지W의 추락은 리니지 라이크 장르 전체의 하락세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 리니지 라이크 장르 몰락의 구조적 원인
엔씨소프트 박병무 대표는 이 현상을 직접 인정했다. "새로운 이용자 경험을 주지 못하고, 리니지 라이크와 비슷한 게임이 계속 나오면서 이용자들이 식상해졌다." 업계 수장이 자사 핵심 장르의 한계를 공개 석상에서 언급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구조적 원인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P2W(Pay to Win) 피로감이다. 수백만 원을 써야 경쟁력이 생기는 과금 구조에 대한 유저 반감이 임계점을 넘었다. '돈 내고 게임을 안 하냐?'라는 자조적 밈이 확산될 정도다. 둘째, 자동사냥 시스템의 역설이다. 편의를 위해 도입한 자동사냥이 오히려 '게임을 하지 않는 게임'이라는 비판을 받게 됐다.
셋째, 핵심 과금층의 고령화다. 리니지 라이크의 주 과금층인 30~50대 남성은 이미 포화 상태이고, MZ세대 유입에는 완전히 실패했다. '린저씨'(리니지+아저씨)라는 밈이 장르의 이미지를 대변한다. 게임톡이 선정한 2025 10대 뉴스에 '리니지라이크 아웃'이 포함된 것은 상징적이다.
3. 방치형과 캐주얼, 대체 장르의 폭발적 성장
리니지 라이크가 빠진 자리를 채운 것은 방치형 RPG와 캐주얼 게임이다. 센서타워 데이터에 따르면 방치형 RPG가 전체 RPG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7%에서 2024년 16%로 약 9배 폭증했다. 같은 기간 MMORPG가 RPG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8.8%에서 56.2%로 급락했다.
메이플 키우기가 대표적 성공 사례다.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IP를 방치형으로 재해석한 이 게임은 출시 후 9주 연속 매출 1위를 기록했고, 45일 만에 글로벌 매출 1억 달러를 돌파했다. 20년 된 IP의 힘과 방치형의 편의성이 완벽하게 결합한 결과다.
핵심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다. 방치형 게임의 하루 평균 플레이 시간은 50분인 반면 MMORPG는 135분이다. 바쁜 현대인에게 2시간 이상의 파밍은 부담이다. 방치형 유저의 평균 연령도 32세로 MMORPG(36세)보다 젊고, 25세 이하 비율이 16%로 MMORPG(10%)를 앞선다. 젊은 유저가 방치형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의미다.
| 장르 | 성장률 |
|---|---|
| 턴제 RPG | +138% |
| 머지 | +89% |
| 4X 전략 | +25% |
| 퍼즐 | +24% |
4. 마비노기 모바일이 증명한 새로운 공식
리니지 라이크의 대안이 반드시 캐주얼만은 아니다.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은 MMORPG이면서도 리니지 라이크의 함정을 피해 성공한 사례다. 출시 50일 만에 417억 원, 7개월 만에 3,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025년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을 수상했다.
마비노기 모바일의 핵심 차별점은 '과금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설계 철학이다. 전투력 중심의 P2W 구조 대신, 생활 콘텐츠와 소셜 요소에 비중을 두었다. 그 결과 1020세대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했다. 리니지 라이크가 실패한 젊은 유저 유입에 성공한 것이다.
이는 MMORPG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리니지 라이크 공식의 문제였음을 증명한다. 자동사냥, 극단적 P2W, 혈맹 의무 접속이라는 리니지 라이크의 3대 요소가 유저를 밀어낸 것이지, 온라인 RPG에 대한 수요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5. 게임사들의 전략 전환과 신작 실패
대형 게임사들도 변화를 감지하고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넥슨은 2025년 하반기 퍼블리셔 매출 사상 첫 1위를 달성하며, 리니지 라이크에 의존하지 않는 포트폴리오의 힘을 증명했다. 바람의나라 방치형 개발에 착수하는 등 IP의 캐주얼 전환에도 적극적이다.
엔씨소프트는 가장 극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주가가 100만 원대(2021년)에서 14만 원대(2025년)로 추락하면서 위기감이 극에 달했다. AION2에서 자동사냥을 버리고 수동 조작으로 회귀하며 리니지 라이크 공식과 차별화를 시도했고, 서브컬처 신작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개발에 나서는 등 장르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저니 오브 모나크의 부진으로 12년 만의 분기 적자를 기록하며 전환의 진통을 겪는 중이다.
넷마블도 RF온라인 넥스트가 '양산형' 비판을 받으며 기대에 못 미쳤고, 스톤에이지 키우기 등 방치형 라인업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2026년 기대작들을 보면 리니지 라이크를 표방하는 게임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장르 다각화가 업계 전체의 방향이 된 셈이다.
6. 해외 캐주얼의 한국 시장 장악
리니지 라이크가 약해진 틈을 가장 적극적으로 파고든 것은 중국 게임사들이다. 현재 구글플레이 한국 매출 TOP 10에서 해외 게임이 8개를 차지하고 있다. 라스트 워(1위), WOS(3위), 킹샷(6위)을 포함해, 캐주얼 매출 상위권은 사실상 전부 해외 퍼블리셔가 장악했다.
Century Games, FUNFLY, Microfun 같은 중국 퍼블리셔들은 공격적 마케팅과 글로벌 운영 노하우로 한국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특히 SLG(전략 시뮬레이션)와 머지 장르에서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한국 유저들이 리니지 라이크에서 이탈하면서 생긴 '과금 의향이 높은 유저' 풀을 해외 게임사가 흡수하고 있는 구도다.
이는 한국 게임 산업에 이중의 위기를 의미한다. 핵심 장르의 쇠퇴와 동시에 국내 시장마저 해외 게임에 내주고 있는 것이다.
마치며: 리니지 라이크 이후의 한국 게임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는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전환되었음을 보여준다. RPG 매출 비중이 60%대에서 48%로 하락하고, 방치형이 1.7%에서 16%로 급성장한 것은 일시적 트렌드가 아니라 구조적 변화다.
리니지 라이크의 몰락은 단순히 한 장르의 쇠퇴가 아니다. P2W 중심 수익 모델, 자동사냥으로 대변되는 편의성 과잉, 신규 유저 유입 실패라는 한국 모바일 게임 산업의 고질적 문제가 한꺼번에 터진 결과다. 마비노기 모바일과 메이플 키우기의 성공은 대안이 존재함을 증명했다.
2026년 한국 게임 시장의 화두는 명확하다. 리니지 라이크 공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게임만이 살아남는다. TOP 30 순위표가 말해주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시대가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