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클래식 유저 이탈 가속, 매크로 대응과 캐시 확대가 만든 악순환
리니지 클래식이 출시 3주 만에 작업장 폭증과 캐시 상품 확대 논란에 휩싸였다. 61만 계정 제재에도 매크로는 줄지 않고, 월정액 모델을 표방하며 확률형 아이템을 내놓은 BM 정책에 유저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리니지 클래식이 '추억'을 무기로 돌아왔다. 사전예약 80만, 출시 이틀 만에 동접 18만, PC방 순위 3위. 2026년 초 가장 뜨거웠던 게임이었다. 하지만 출시 3주가 지난 지금, 리니지 클래식을 둘러싼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매크로와 작업장이 서버를 점령하고, '월정액만으로 즐긴다'던 약속은 캐시 상품 확대로 흔들리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마지막 반등 카드가 또다시 같은 덫에 빠지고 있다.
1. 작업장 61만 계정 제재, 그래도 새벽 풀방은 전부 봇
엔씨소프트는 2월 19일 기준 총 14차례에 걸쳐 61만 개 이상의 불법 프로그램 사용 계정을 제재했다고 밝혔다. 출시 12일 만에 나온 수치다. 하루 평균 5만 개 이상의 계정이 제재된 셈이다.
그러나 유저 체감은 정반대다. 새벽 4시 사냥터에 접속하면 풀방인데 전부 작업장이다. 인벤, 디시인사이드 등 커뮤니티에는 "제재 했다는데 왜 줄지 않느냐", "잡아도 잡아도 새 계정이 만들어진다"는 글이 넘쳐난다. 유저들은 캡차 도입, IP 차단, 기기 인증 등 원천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지만, 엔씨소프트가 27년간 리니지 시리즈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이 근본적 불신을 만든다.
작업장이 미치는 영향은 단순한 불편 수준을 넘어선다. 일반 유저의 사냥터 접근이 차단되고, 아데나(게임 화폐) 인플레이션이 가속된다. 고레벨 사냥터일수록 작업장 비율이 높아지면서, 정상적으로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성장 자체를 포기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결국 작업장은 게임 경제 전체를 붕괴시키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2. 월정액 약속 깨진 캐시 상품 확대, 신비의 큐브 논란
리니지 클래식의 최대 셀링 포인트는 '월정액 29,700원'이었다. P2W(Pay to Win)를 배제하고, 누구나 동등한 조건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복귀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전예약 80만 명이라는 폭발적 반응의 핵심 동력이기도 했다.
하지만 출시 직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신비의 큐브'라는 확률형 아이템이 캐시 상점에 등장했다. 90일 이용권에 포함된 '리미티드 혜택'은 사실상 우회 과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유저들 사이에서는 "추억은 미끼였고,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캐시 상품 라인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편의 아이템, 외형 아이템을 넘어 게임 진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품들이 추가되면서, 월정액 모델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 커뮤니티에서는 "결국 리니지M과 같은 길을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스스로 내세운 차별화 포인트를 스스로 허무는 형국이다.
3. 엔씨소프트 실적 악화, 리니지M 매출 33.7% 급감
리니지 클래식 논란의 배경에는 엔씨소프트의 심각한 실적 악화가 자리 잡고 있다. 2025년 연간 매출은 1조 5,069억원으로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더 심각한 것은 2024년에 회사 설립 이래 첫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신용등급도 AA-로 하향 조정됐다.
리니지M의 부진이 특히 두드러진다. 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33.7%나 급감하며, 한때 연매출 1조원을 넘기던 효자 IP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아이온2가 선방하고 있지만, 리니지 시리즈의 하락세를 완전히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런 상황에서 리니지 클래식은 엔씨소프트의 반등 카드로 기대를 모았다. 사전예약 80만, 출시 2일 동접 18만이라는 수치는 분명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3주 만에 작업장 폭증과 BM 논란이 터지면서 유저 불만이 빠르게 확대됐다.
4. 커뮤니티 폭발: "돈 없으면 못하는 게임"
유저 불만은 단순한 온라인 불평을 넘어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부 고과금 유저(W유저)의 1인 시위가 화제가 됐다. "돈 없으면 못하는 게임"이라는 피켓을 들고 엔씨소프트 앞에서 시위한 것이다. 월정액 모델을 표방했지만 결국 과금 격차가 게임 플레이를 좌우한다는 현실에 대한 항의였다.
디시인사이드, 인벤, 루리웹 등 주요 커뮤니티에는 이미 "손절했다", "환불 요청했다"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출시 초기의 기대감이 실망으로 전환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리니지 클래식이 단기 반짝 흥행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마치며: 27년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리니지 클래식의 현재 상황은 엔씨소프트가 27년간 반복해온 패턴의 축소판이다. 새 게임 출시 → 초기 흥행 → 매크로 범람 → 캐시 상품 확대 → 유저 이탈. 이 사이클이 이번에도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이번에는 엔씨소프트가 감당할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이다. 첫 영업적자, 신용등급 하락, 리니지M 매출 급감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리니지 클래식마저 초기 이탈이 가속된다면, 리니지 IP 전체의 미래가 위태로워진다. 유저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제재 건수가 아니라, 공정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신뢰'다. 엔씨소프트가 이번에는 그 신뢰를 지킬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