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주주환원 1조 원 발표 - 창사 첫 배당에 자사주 전량 소각까지
크래프톤이 2026~2028년 3개년간 1조 원 이상의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다. 상장 4년 만의 창사 첫 현금배당, 소액주주 세금 부담 제로의 감액배당, 자사주 전량 소각까지. 게임업계 역대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 프로그램이 시장에 던지는 의미를 짚어본다.
크래프톤이 게임업계 역대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 카드를 꺼내 들었다. 2월 9일 이사회를 통해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개년간 1조 원 이상을 주주에게 돌려주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상장 4년 만의 창사 첫 현금배당, 소액주주 세금 부담을 없앤 감액배당, 그리고 자사주 전량 소각까지. 무배당 비판에 시달려온 크래프톤이 던진 이 파격적인 카드는 게임업계 전체의 밸류업 흐름에 불을 지필 수 있을까.
1. 크래프톤 주주환원 1조 원, 핵심 내용 정리
| 항목 | 규모 | 비고 |
|---|---|---|
| 현금배당 | 3,000억 원 (매년 1,000억) | 창사 이래 첫 배당, 감액배당(비과세) |
| 자사주 매입+소각 | 7,000억 원 이상 | 전량 소각 (재매각 없음) |
| 1차 자사주 취득 | 약 2,000억 원 | 2월 10일 개시 |
| 합계 | 1조 원 이상 | 기존(2023~2025) 대비 44% 이상 확대 |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2021년 상장 이후 4년간 한 번도 하지 않았던 현금배당을 처음으로 실시한다. 둘째, 감액배당 방식을 채택해 소액주주의 배당소득세 부담을 사실상 제로로 설계했다. 셋째, 매입한 자사주는 전량 소각한다. 일부만 소각하거나 재매각하는 관행과 달리, 주주가치 희석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기존 2023~2025년 주주환원 규모가 6,930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4% 이상 확대된 수치다. 게임업계에서 이 정도의 체계적이고 대규모적인 주주환원 프로그램은 전례가 없다.
2. 무배당 4년의 비판 - 왜 이제서야
크래프톤은 2021년 8월 코스피에 상장한 이후 4년간 단 한 번도 현금배당을 하지 않았다. PUBG라는 글로벌 메가 히트작으로 수조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도 주주에게 돌아가는 것은 없었다. 시장에서는 꾸준히 "돈은 잘 버는데 주주환원 의지가 없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2025년 주가가 32% 하락하면서 불만은 더욱 커졌다. 역대 최고 매출을 경신했음에도 주가는 오히려 떨어지는 괴리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 모두 주주환원 정책의 부재를 저평가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번 1조 원 규모의 주주환원 발표는 4년간 쌓인 시장의 불만에 대한 답변이자, 동시에 주가 부양을 위한 결단이기도 하다.
3. 크래프톤 2025년 실적 - 창사 최고 매출의 명암
주주환원 발표와 같은 날 공개된 2025년 실적도 주목할 만하다. 매출 3조 3,266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전년 대비 22.8% 성장했다. PUBG PC가 연간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신작 '인조이'와 '미메시스'가 각각 100만 장 이상 판매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성과를 냈다.
반면 영업이익은 1조 54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8% 감소했다.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결과로, 수익성 자체에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역대급 실적에 1조 원 주주환원까지 더해진 만큼, 2025년의 주가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 게임업계 밸류업 트렌드 - 넷마블도 동참
크래프톤의 발표는 단독 사건이 아니다. 게임업계 전반에서 주주환원 바람이 불고 있다. 불과 나흘 전인 2월 5일, 넷마블도 현금배당과 함께 보유 자사주 4.7%를 전량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오랫동안 주주환원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게임업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16년간 매년 순이익의 약 30%를 배당해 온 업계의 모범생이다. 하지만 크래프톤은 단순 배당을 넘어 감액배당과 전량 소각이라는 설계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규모 면에서도 3개년 1조 원은 게임업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수준이다.
정부의 '코리아 밸류업 프로그램'과 맞물려, 게임주들의 주주환원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변화이며, 만성적인 저평가에 시달려온 K-게임주의 재평가 계기가 될 수 있다.
5. 시장 반응과 주가 전망 - 증권가 목표가 33~40만 원
2월 9일(일요일) 발표인 만큼 시장의 실시간 반응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2월 10일 월요일 장 시작과 함께 큰 폭의 주가 변동이 예상된다. 현재 크래프톤 주가는 약 23만 9,000원, 시가총액 10.9조 원 수준이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는 33만~40만 원대로, 현재 주가 대비 38~67%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2025년 32% 주가 하락이라는 깊은 골이 있었던 만큼, 이번 주주환원 발표가 반등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1차 자사주 취득(약 2,000억 원)이 내일인 2월 10일부터 개시된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도 수급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마치며: 게임주 저평가 해소의 신호탄
크래프톤의 1조 원 주주환원 발표는 여러 면에서 의미가 크다. 4년간의 무배당 비판을 잠재울 창사 첫 배당, 소액주주까지 배려한 감액배당 설계, 그리고 자사주 전량 소각이라는 확실한 의지 표명까지. 단순히 돈을 풀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체계적인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넷마블의 동참과 함께, 게임업계에 주주환원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K-게임주가 실적 대비 만성적으로 저평가받아 온 핵심 원인 중 하나가 미흡한 주주환원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변화의 물결은 업계 전체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2월 10일, 시장이 크래프톤의 답변에 어떤 점수를 매길지 주목된다. 역대 최고 실적과 역대 최대 주주환원이라는 두 장의 카드가 과연 32%의 주가 하락이라는 깊은 골을 메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