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븐헬즈, 출시 열흘 만에 대규모 구조조정 — 클로버게임즈에 무슨 일이
서브컬처 RPG 헤븐헬즈가 출시 열흘 만에 개발사 클로버게임즈의 대규모 구조조정 소식과 함께 존폐 위기에 놓였다. 처음부터 매출 성적이 저조했던 게임의 결말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2026년 2월 4일 출시된 서브컬처 팀 전술 RPG 헤븐헬즈가 출시 열흘 만에 개발사 클로버게임즈의 대규모 구조조정과 함께 존폐 위기에 놓였다. 출시 초기부터 매출 성적이 저조했고, 2주차에는 매출 순위 184위까지 떨어졌다. 결국 극소수 인력만 남기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됐다.
1. 클로버게임즈와 헤븐헬즈 — 150억 투자의 무게
클로버게임즈는 2017년 윤성국 대표가 설립한 게임 개발사다. 2020년 로드 오브 히어로즈로 대한민국 게임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고, 이후 LB인베스트먼트, 카카오게임즈, 데브시스터즈벤처스 등으로부터 15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헤븐헬즈는 사내 H2 스튜디오가 개발한 미소녀 팀 전술 RPG다. 서브컬처 시장을 겨냥해 모바일과 PC 크로스플랫폼으로 기획됐다. 글로벌 사전등록 100만 명을 달성했고, 2026년 2월 4일 국내에 선행 출시됐다. 다운로드 기반의 인기 순위에서는 1위를 찍었지만, 정작 매출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2. 처음부터 저조했던 매출 성적
헤븐헬즈는 출시 초기부터 매출 성적이 좋지 않았다. 출시 2주차 매출 순위는 184위까지 떨어졌고, 갤럭시 스토어 기준 활성 이용자는 약 1,500명 수준에 그쳤다. 다운로드는 있었지만 과금으로 이어지지 않는 전형적인 패턴이었다.
유저 커뮤니티에서는 초반 콘텐츠 볼륨 부족과 과금 유도 설계에 대한 불만이 쌓였다. 더 치명적이었던 건 소통 부재다. 출시 후 업데이트 로드맵, 라이브 방송, 개발자 노트 같은 소통 채널이 사실상 없었고, 유저들은 게임의 방향성을 알 수 없다며 이탈하기 시작했다.
3. 출시 열흘 만의 구조조정 — 블라인드에서 터진 내부 폭로
2월 13일, 출시 열흘 만에 클로버게임즈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극소수 필수 인력만 남기고 대다수에게 권고사직이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직원들이 "회사 터짐", "모두 예상한 상황"이라고 폭로하면서 사태의 심각성이 드러났다.
클로버게임즈는 이에 대해 "비용 효율화 과정에서의 조직 개편"이라고 설명하며, "헤븐헬즈 서비스 지속과 글로벌 확장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같은 날 H2 스튜디오는 '개발팀의 편지'라는 제목의 긴급 공지를 통해 시스템 리밸런싱, 편의성 개선, 글로벌 출시 기념 이벤트를 순차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4. 반복된 실패의 그림자
이번 사태를 더 무겁게 만드는 건 클로버게임즈의 이전 실적이다. 로드 오브 히어로즈 이후 출시한 잇츠미와 아야카시 라이즈가 연이어 흥행에 실패했다. 15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만큼 헤븐헬즈에 거는 기대가 컸지만, 또다시 상업적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회사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진 것이다.
투자사 입장에서도 회수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시리즈B 투자 이후 의미 있는 매출을 만들어내지 못한 상태에서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이어진 만큼, 추가 투자나 브릿지 라운드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5. 서브컬처 시장의 냉혹한 현실
헤븐헬즈의 부진은 서브컬처 게임 시장의 과열된 경쟁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원신, 명일방주, 붕괴: 스타레일 등 호요버스 라인업이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후발 주자가 자리를 잡기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높은 퀄리티의 일러스트와 캐릭터만으로는 차별화가 되지 않는 시대가 된 것이다.
유저들은 출시 초기부터 풍부한 콘텐츠와 빠른 소통, 그리고 명확한 로드맵을 요구한다. 이 세 가지를 갖추지 못하면 사전등록 숫자가 아무리 많아도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걸 헤븐헬즈가 보여주고 있다.
마치며: 서비스 지속이라는 약속의 무게
클로버게임즈는 "서비스를 지속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대다수 인력을 내보낸 상태에서 그 약속이 얼마나 유효한지는 지켜봐야 한다. 극소수 인력으로 시스템 리밸런싱과 글로벌 출시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과제다.
헤븐헬즈에 시간과 돈을 투자한 유저들에게는 불안한 시간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개발팀의 편지가 진정한 반전의 시작이 될지, 아니면 마지막 인사가 될지는 앞으로 몇 주 안에 드러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