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전 키우기, 출시 일주일 기대 이상의 선전
사전예약 100만, 중소 개발사의 이변
1995년 소프트맥스의 PC RPG로 탄생한 '창세기전'이 방치형 키우기로 돌아왔다. 중소 개발사 뉴노멀소프트가 라인게임즈와 정식 IP 계약을 맺고 개발한 '창세기전 키우기'는 3월 10일 출시 이후 사전예약 100만 명 돌파, iOS 인기 순위 3위 진입이라는 이례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iOS 매출 순위에서도 14위에 올라 수익화 가능성까지 보여주고 있다. 리소스 도용 논란이라는 그림자 속에서도 흥행 열차는 멈추지 않고 있다.
사전예약 100만, 중소 개발사의 이변
사전예약 100만 명이라는 숫자는 중소 개발사 타이틀로서는 파격적이다. 넷마블이나 넥슨 같은 대형 퍼블리셔의 마케팅 화력 없이 이 규모를 달성한 것은 '창세기전'이라는 IP 자체의 저력을 보여준다. 1995년 원작을 경험한 30~40대 유저들의 노스탤지어가 강력한 유입 동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출시 직후 iOS 인기(무료) 순위 3위에 진입하며 이 기대감이 실제 다운로드로 이어졌음을 증명했다. 다만 구글 플레이에서는 인기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점은 iOS 중심의 초기 유입 편중을 시사한다. 뉴노멀소프트라는 생소한 이름의 개발사가 3N(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의 대형 IP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키우기 장르, 틈새에서 주류로
창세기전 키우기의 선전은 개별 타이틀의 성공을 넘어 키우기 장르 자체의 급성장을 반영한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방치형(키우기) 장르의 점유율은 2020년 1.7%에서 2024년 16%로 약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 폭발적 성장의 배경에는 현대인의 시간 부족이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게임을 하지 않는 이유 1위가 '시간 부족(44%)'이다. 24시간 자동 성장 시스템을 갖춘 키우기 장르는 바쁜 직장인과 자투리 시간 유저를 정확히 공략한다. 출퇴근 시간에 잠깐 접속해 보상을 수령하고, 성장 방향만 설정해두면 되는 구조가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아떨어진 것이다.
무과금 친화 전략, 차별화의 핵심
창세기전 키우기가 유저 사이에서 호평받는 핵심 요소 중 하나는 무과금 친화 정책이다. 전설 등급 장비를 100% 무료로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은 기존 키우기 게임들의 과금 벽에 지친 유저들에게 신선한 대안으로 다가왔다.
대형 퍼블리셔의 키우기 타이틀들이 흔히 '결국 과금이 답'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물론 장기적으로 수익화 모델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최소한 출시 초기 유저 유입과 호감도 확보에는 이 전략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리소스 도용 논란, 지워지지 않는 그림자
흥행 이면에는 논란도 존재한다. 미어캣게임즈가 창세기전 키우기의 일부 리소스가 자사 자산을 무단 도용한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뉴노멀소프트에는 이것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창세기전3 리버스'가 표절 논란으로 서비스가 중단된 전력이 있어 유저 커뮤니티의 시선이 곱지 않다.
"또 키우기?"라는 장르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있다.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키우기, 스톤에이지 키우기부터 넥슨의 메이플 키우기, 엔씨의 저니 오브 모나크까지 유명 IP를 앞세운 키우기 게임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차별화 없이 IP만으로 롱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3N의 키우기 전쟁, 시장은 어디로
키우기 시장은 이제 대형 퍼블리셔들의 주전장이 됐다. 넷마블은 세븐나이츠 키우기와 스톤에이지 키우기를, 넥슨은 메이플 키우기를, 엔씨소프트는 저니 오브 모나크를 각각 선보이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검증된 IP에 방치형 메커니즘을 결합하는 공식이 업계 표준이 되고 있다.
이 경쟁 구도 속에서 중소 개발사 뉴노멀소프트의 선전은 의미가 크다. 마케팅 예산이나 개발 인력에서 열세인 중소 개발사도 강력한 IP와 유저 친화적 설계만 있으면 대형사와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키우기 장르의 특성상 출시 초기 반짝 흥행 후 빠르게 이탈하는 사례가 많다. 창세기전 키우기가 사전예약 100만의 열기를 장기적인 매출로 전환할 수 있을지, 리소스 논란을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을지가 향후 관건이 될 것이다.
순위로 본 매출 평가: 인기는 확실, 매출은 아직
현재 앱스토어 순위 데이터를 보면 창세기전 키우기의 위치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iOS 인기(무료) 순위 3위로 다운로드 측면에서는 확실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iOS 매출 순위에서도 14위에 진입하며 수익화 초기 신호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구글 플레이에서는 인기 순위와 매출 순위 모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유저 비중이 더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iOS 편중 현상은 장기적 매출 확대의 변수가 된다. 매출 순위 14위라는 수치도 키우기 장르의 수익 구조상 출시 초기 과금 패키지 효과일 가능성이 있어, 2~3주 뒤의 매출 추이가 진짜 실력을 보여줄 것이다.
종합하면, 인기와 화제성은 충분히 확보했지만, 안정적인 매출 상위권 정착까지는 아직 갈 길이 남아 있다.
전망: 선전은 시작일 뿐
창세기전 키우기의 출시 초기 성과는 분명 인상적이다. 중소 개발사가 사전예약 100만, iOS 인기 3위, 매출 14위를 달성한 것은 레트로 IP의 저력과 키우기 장르의 대중화가 만들어낸 결과다. 무과금 친화 전략으로 초기 유저 확보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다. 구글 플레이 순위 부진을 해소하고 양대 플랫폼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지, 리소스 도용 논란의 법적 결과가 어떻게 마무리되는지, 콘텐츠 업데이트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지가 이 게임의 수명을 결정할 것이다. 키우기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변해가는 가운데, 창세기전 키우기가 반짝 화제작을 넘어 장수 타이틀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