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게임 트렌드: MMO 지고 방치형이 뜬다
2026년 게임 시장은 방치형 게임의 약진, 하이퍼 캐주얼의 강세, 서브컬처 경쟁 심화, 과금 규제 강화, AI 개발 도입 확대, 그리고 모바일 레드오션화에 따른 플랫폼 다변화가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2026년 게임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강자였던 모바일 MMORPG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방치형 게임과 하이퍼 캐주얼이 새로운 흥행 공식으로 자리잡았다. 서브컬처 게임 시장은 대형 기대작들의 출시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고, 과도한 과금 유도에 지친 유저들의 목소리에 게임사들도 BM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생성형 AI의 게임 개발 도입이 가속화되고, 레드오션화된 모바일 시장을 벗어나 PC와 콘솔로 플랫폼을 다변화하는 흐름까지—2026년 게임 업계의 핵심 트렌드를 정리했다.
1. 방치형 게임의 약진
2026년 가장 눈에 띄는 트렌드는 방치형(AFK) 게임의 폭발적 성장이다. 넥슨의 '메이플 키우기'가 출시 직후 글로벌 양대 마켓에서 1위를 석권하며 방치형 게임의 잠재력을 증명했다.
과거 방치형은 중소 개발사의 전유물이었지만, 이제는 대형 게임사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단순한 자동 전투를 넘어 IP 파워와 높은 완성도를 갖춘 방치형 게임이 등장하면서, 바쁜 현대인의 '틈새 시간' 공략에 성공하고 있다.
방치형 게임의 강점은 낮은 진입장벽과 높은 리텐션이다. 플레이어는 복잡한 조작 없이도 캐릭터 성장을 즐길 수 있고, 개발사는 라이트 유저와 코어 유저 모두를 아우르는 설계가 가능하다.
2. 하이퍼 캐주얼의 강세
하이퍼 캐주얼 게임은 2026년에도 모바일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Block Blast!' 같은 퍼즐 게임이 폭넓은 사용자층을 확보하며 차트 상위권을 장악했다.
유니티의 '2025 모바일 게임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 AAA 게임과 하이퍼 캐주얼 사이의 '미드마켓' 게임이 새로운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하이퍼 캐주얼의 간편함에 적절한 깊이를 더한 '하이브리드 캐주얼'이 주목받는 추세다.
광고 기반 수익 모델의 안정화와 함께, 짧은 개발 주기로 빠르게 시장 반응을 테스트할 수 있다는 점이 개발사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3. 서브컬처 게임 경쟁 심화
서브컬처 게임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2025년 국내 서브컬처 매출 순위를 보면, 붕괴: 스타레일이 약 6,077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러브 앤 딥스페이스(5,207억원), 원신(4,758억원)이 뒤를 이었다.
2026년에는 대형 기대작들이 쏟아진다. 1월에만 명일방주: 엔드필드(1/22), 드래곤소드(1/21)가 출시됐고,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3월)이 대기 중이다. 상반기에는 어비스디아, 몬길: 스타 다이브가, 하반기에는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실버 팰리스, 아주르 프로밀리아, 테르비스, 무한대, 미래시 등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서브컬처 게임만의 전용 행사도 성장하고 있다. 지스타 대신 AGF(Anime Game Festival)에 서브컬처 게임들이 대거 참가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며, 장르 특화 마케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4. 과금 유도 완화
유저들의 과금 피로도 증가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여론 악화로, 게임사들이 자체적으로 과금 정책을 완화하는 분위기다. 과거처럼 무한정 뽑기를 유도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유저 친화적인 BM(비즈니스 모델)으로 전환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변화가 '천장 시스템'의 보편화다. 일정 횟수 이상 뽑으면 원하는 캐릭터나 아이템을 확정으로 획득할 수 있게 해주는 방식이 서브컬처 게임을 중심으로 업계 표준처럼 자리잡았다. 확정 보상 구조, 선택권 부여 등 유저가 예측 가능한 과금 설계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단순한 선의가 아니라 비즈니스적 판단이기도 하다. 과도한 과금 유도는 오히려 유저 이탈을 부르고, 적정한 과금 설계가 장기 리텐션과 매출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5. 게임 개발 AI 사용 확대
2026년, 생성형 AI는 게임 개발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인벤 보도에 따르면 '생성형 AI가 개발 속도를 10배로 끌어올린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AI 기술의 게임 개발 적용이 가속화되고 있다.
스팀은 AI 사용 게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전면 개편했다. 2025년 말 기준 AI 사용을 공시한 게임 수가 크게 증가했으며,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정비됐다.
다만 논란도 존재한다. TGA 9관왕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가 AI 사용 미고지로 인디게임어워드 수상을 박탈당한 사건은 AI 사용 투명성에 대한 업계의 고민을 보여준다. 개발 효율성과 창작의 순수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6. 모바일 경쟁 심화와 플랫폼 다변화
모바일 게임 시장이 레드오션화되면서, 개발사들은 PC, 콘솔, 스팀으로 플랫폼을 다변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원신, 명조:워더링 웨이브, 붕괴: 스타레일 등 서브컬처 게임들이 PC/콘솔/모바일 동시 서비스로 성공을 거두면서 이 흐름이 더욱 뚜렷해졌다.
넥슨의 아크 레이더스는 아예 PC/콘솔을 먼저 공략하는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모바일 우선 전략에서 벗어나 플랫폼별 특성에 맞는 접근이 중요해지고 있다.
스팀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2025년 스팀은 동시접속자수 최고치를 경신하며 PC 게이밍 플랫폼의 대세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스팀 덱 같은 휴대용 PC 게이밍 기기의 보급, 콘솔 독점작들의 PC 동시 출시 일반화, 모바일 출신 IP들의 스팀 진출 등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
7. 모바일 MMORPG의 약세
한때 모바일 게임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MMORPG 장르가 눈에 띄게 약세를 보이고 있다. 리니지M, 리니지2M으로 대표되는 고과금 유도형 모바일 MMORPG에 대한 유저 피로도가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매출 순위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과거 상위권을 독점하던 리니지 시리즈의 순위가 하락하고, 그 자리를 방치형, 서브컬처, 캐주얼 게임들이 대체하고 있다. 무한 경쟁과 과금 압박에 지친 유저들이 가벼운 게임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다만 MMORPG 장르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아이온2처럼 과금 부담을 줄이고 게임성으로 승부하려는 시도, PC/콘솔 MMORPG의 재조명 등 장르의 진화가 모색되고 있다.
시장 규모 전망
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게임 시장 매출액은 1,961억 달러(약 291조원)로, 2025년 1,888억 달러 대비 3.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거대한 시장이다.
| 연도 | 매출 (억 달러) | YoY 성장률 |
|---|---|---|
| 2025 | 1,888 | +2.4% |
| 2026E | 1,961 | +3.9% |
| 2027E | 2,010 | +2.5% |
| 2028E | 2,065 | +2.7% |
반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성장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 2025년 1~10월 국내 모바일 게임 결제액은 5조 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 하락했다. 숏폼, OTT 등 여가 시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게임 이용률도 50.2%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기적으로는 성장 전망이 밝다. 한국 게임 시장은 2026~2035년 연평균 8.4% 성장해 2035년 약 300억 달러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멀티플랫폼 전략, 글로벌 출시, 자체 결제 시스템 도입 등으로 수익성 개선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마치며: 변화에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는다
2026년 게임 시장은 기술(AI), 유저 취향(방치형/캐주얼), 플랫폼(멀티플랫폼)의 변화가 맞물리며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한 가지 플랫폼, 한 가지 장르에 안주하기보다는 유연하게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개발사가 살아남을 전망이다.
특히 AI 기술의 도입과 멀티플랫폼 전략은 개발 비용과 시장 접근성 측면에서 중소 개발사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진 만큼, 트렌드를 읽고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